또 다시 갈림길 놓인 전속고발권
[세종=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최근 검찰이 갑질 논란이 일었던 미스터피자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 요청없이 압수수색하면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이 사실상 와해과정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사단계에서 반드시 공정위에 고발요청을 할 필요는 없지만 검찰이 자체 인지를 통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을 두고 향후 검찰과 공정위가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김남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은 28일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중앙지검이 2015년부터 공정거래 전담부를 마련하면서 행정적인 준비를 갖춘 결과"라며 "앞으로는 전속고발권이 폐지되기 전에라도 검찰과 공정위가 사건을 배당하는 협력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검찰' 공정거래위원회의 강력한 무기로 꼽혔던 전속고발권이 이번 정권에서 다시 갈림길에 서게 됐다. 완전 폐지는 아니라지만, 과거보다 그 위상이 훨씬 약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검찰의 인지 수사 강화, 징벌적 손해배상제, 사인의 금지청구권 제도 도입 등 불공정행위를 규제할 통로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정자문기획위원회는 '공정위법 집행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마련, 전속고발권의 단계적 폐지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중 공정위 내ㆍ외 전문가와 관계부처 공무원, 소비자단체와 재계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TF를 구성할 예정이다. 전속고발권이 규정된 6개 공정위 소관 법안 중 경쟁제한성이 없는 것부터 폐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속고발권 폐지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공정거래법 관련 기소를 공정위가 독점하는 전속고발권은 재벌에 대한 면죄부 조항이라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폐지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그 때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의 과잉형사범죄화를 막는 장치'라며 방어해 왔다. 지난 정권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약으로 전속고발권 폐지를 내세웠지만, 의무고발요청권의 범위를 확대ㆍ강화하는 데 그쳤다.
이번 정권은 좀 다르다. 재벌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망이 높고, '재벌 저격수'로 잘 알려진 김상조 공정위원장 역시 전속고발권 제도 개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현재 논의중인 단계적 폐지안은 공정위가 지난 2월 전속고발권 공청회를 앞두고 제시한 중재안인 '중소기업중앙회ㆍ대한상공회의소로의 의무고발요청권 확대'보다 한 발짝 더 나간 것이다.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민사적 구제 장치도 도입된다. 최근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 등 11명은 "공정위의 시정조치ㆍ과징금만으로는 (피해)당사자의 실질적 권리구제나 피해 예방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유통업법ㆍ하도급법ㆍ가맹사업법ㆍ공정거래법에 사인의 행위금지 청구권을 도입토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 2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슷한 취지로 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피해자가 직접 민사소송을 걸어 행위를 금지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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