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롯데마트 수입맥주 판매액 142% 뛰었지만 국산은 1.4% 그쳐
일각선 과세기준 불균등 문제 지적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이선애 기자]가격경쟁력과 다양한 향을 내세운 수입맥주가 국내 음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가파른 매출 성장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생수 판매액까지 뛰어넘었다. 국산 맥주의 제품력이 상대적으로 뒤쳐졌기 때문이라는 지적과 함께 불균등한 과세기준을 등에 업은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28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1일~6월24일) 수입맥주의 매출이 생수의 124%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판매액 역전을 기록했다. 생수 매출을 100으로 봤을 때 수입맥주 판매액은 2013년 64%에 불과했지만 2014년 70.1%, 2015년 69%, 지난해 96%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수입과 국산맥주의 희비는 같은 기간 매출 신장률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 롯데마트의 수입맥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2% 급증한 반면, 국산맥주는 1.4%로 역신장을 간신히 면한 수준에 그쳤다. 이마트에서도 수입맥주는 전년보다 48.1% 더 팔렸지만, 국산맥주는 2% 성장에 불과했다.
수입맥주는 다양한 맛과 향을 강점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끌어올리며 주류시장의 중심으로 급부상했다. 또한 여성 주류 소비층이 늘어나고 '혼술(혼자마시는 술)' 시장이 커지는 등 가벼운 음주 문화가 확산된 것도 성장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업체가 맥주를 얼마에 사 오든 관계없이 가격을 싸게 신고해 세금은 적게 부담하고 유통 과정에서 가격을 올려 소비자에게 팔 수 있다"면서 "국산 맥주가 받고 있는 역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뚜렷한 정책적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2일 열린 '주세 과세체계의 합리적 개편에 관한 공청회'에서 윤승출 기획재정부 환경에너지세제과장은 "맥주만 과세표준 규정을 바꾼다면 개별소비세 과세체계 근간을 바꾸게 되고 수입 주류 관련 통상마찰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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