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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사고·외고4곳 모두 재지정…힘빠진 폐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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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교육감 "교육감의 힘으론 한계… 교육부의 법령 개선 필요"
서울 자사고·외고4곳 모두 재지정…힘빠진 폐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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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 폐지의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서울지역 자사고·외고 재평가에서 평가대상인 4개 고교 모두 재지정을 받았다. 교육청 차원에서의 자사고·외고 폐지 정책에 일단 제동이 걸린 모양새로 최종 결정은 교육부로 넘어가게 됐다.

28일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외고와 장훈고, 경문고, 세화여고 등 자사고 3곳이 운영성과 재평가에서 기준점 60점을 넘겨 모두 재지정됐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015년 첫 평가와 동일한 기준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재평가 대상학교들이 이에 대해 철저히 준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같은 방식으로 자사고·외고 폐지 방침을 밝힌 경기도교육청 역시 단독 진행은 부담스러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학교 측이 이미 정량적 평가 기준에 대해 충분히 준비를 한 만큼 정성적인 평가 항목에 낮은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재지정에서 탈락시킬 경우 정치적 결정이라는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교육청이 감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사고와 외고의 재지정 평가가 5년 마다 이뤄지는 만큼 이 같은 방식의 자사고·외고 폐지 정책은 현 정부 임기 내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해지게 됐다.

조 교육감도 이를 시인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단순히 평가에서 미달한 학교만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은 근본적인 고교체제의 문제를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현행법상 시·도교육감 권한의 한계가 있고 개별 추진에 따른 혼란의 위험이 있다"며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밝혔다.
최근 들어 극심해진 학부모들의 반발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교육감은 국민들의 직접 투표로 선출되는 까닭에 학부모들의 표심에 의해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26일 자사고학부모연합(자학연)은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자사고 폐지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시내 자사고 학부모 2000여명(경찰추산 1500여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외국어고학부모연합회도 27일 서울 이화외고에서 총회를 열고 대표를 선출, 외국어고 폐지 정책을 전면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다만 국민의 절반 이상이 자사고·외고 폐지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만큼 속도의 차이가 있을 뿐 폐지 정책의 방향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한 언론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외고·자사고 존폐 여론조사에 따르면 폐지(52.5%) 의견이 유지(27.2%) 의견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결국 자사고·외고 폐지 정책의 향방은 교육부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교육부가 추진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외고, 자사고 등의 설립과 선발시기 등을 규정한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이 거론된다.

시행령 상의 외고, 자사고 등의 설립 근거 조항을 삭제하는 방안은 비교적 급진적인 방안으로 큰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또 현재 자사고들의 재지정 연한이 2019~2021년에 분포하고 있는 만큼 이 기간 내에 추진한다면 행정소송으로 이어져 갈등만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현실적인 방안으로는 선발 시기 및 선발 방식의 조정이 꼽히고 있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 80조에 따라 자사고와 외고는 국제고, 과학고, 특성화고 등과 함께 전기고로 분류돼 후기고인 일반고에 앞서 학생을 선발한다. 때문에 일반고는 자사고, 외고 등에 탈락한 학생들이 가는 곳으로 인식됐다. 이를 합쳐 입학생들의 수준 차이를 완화한다는 방안이다. 이처럼 선발 시기가 조정되고 교육감 권한으로 자사고·외고의 학생 선발방식을 추첨제로 바꾼다면 자연스럽게 일반고로의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자사고·외고의 재지정 연한이 끝나는 시기는 현 정부의 중기에서 말기에 걸쳐있다"며 "문 대통령의 10대 공약인 자사고·외고 폐지를 통한 고교체제 개선을 실현하기 위해선 선발시기 조정 등 여러 현실적인 방안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진행하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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