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꺼번에 많이 마시는 것도 조심해야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일상생활에서 평범하게 먹는 것도 특정 환자에게는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만성 신부전 환자는 여름을 조심해야 합니다. 여름에 물을 많이 마시고 시원한 과일도 자주 찾는데 이게 만성 신부전 환자에게는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박, 참외, 토마토 등 시원한 과일은 여름에 인기가 높습니다. 여름 과일이 모두에게 이롭진 않습니다. 칼륨 배설 능력에 장애가 있는 만성 신부전 환자에게는 독배와 같습니다.
특히 과일과 야채주스 섭취는 이들에게 생명을 빼앗아가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신장의 기능이 정상의 30% 이하로 감소된 만성 신부전 환자에서는 고칼륨혈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녹즙도 피하는 게 낫습니다. 음료 중 현미 녹차와 코코아에는 커피보다 칼륨이 많이 함유돼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과일이나 채소를 물에 담아 놓거나 데치면 칼륨이 물로 빠져 나갑니다. 과일은 통조림 과일이 생과일보다 칼륨 함량이 적습니다. 채소도 물에 삶거나 데친 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채소는 잘게 썰어 재료의 10배 정도 되는 따뜻한 물에 2시간 이상 담가 놓았다 새 물에 몇 번 헹궈 사용하면 칼륨의 30~50%를 줄일 수 있습니다.
투석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소변을 통한 수분의 배설이 거의 없어 여름철 수분 섭취가 지나치면 체중증가와 심한 경우 폐부종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곡류 중 백미보다는 검정쌀, 현미, 보리, 옥수수, 찹쌀 등에 칼륨이 많습니다. 흰 밥을 먹는 게 만성 신부전 환자에게는 좋습니다. 저염 소금이나 저염 간장에는 나트륨 대신 칼륨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아 성분표를 확인한 뒤 사용해야 합니다.
문주영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 신부전 환자가 칼륨 함량이 많은 과일이나 채소를 섭취할 경우 혈청의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한다"며 "이 때 근육의 힘이 빠지거나 이상 감각이 발생하고 심할 경우 심장의 부정맥이 발생해 심장이 멎는 등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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