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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北 미사일 방어, 일본에서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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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 정치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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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북한이 최근 숨가쁘게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와이를 공격할 수 있다는 준(準)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발사했고, 고체연료를 사용하여 5분 이내에 기습적으로 발사한 미사일도 있었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한다면 어떻게 대응할까"라는 질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 질문은 한국과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에도 절실하다. 북한의 노동미사일과 중거리미사일이 모두 일본을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한국과 비교할 때 일본은 매우 체계적인 탄도미사일 방어체제(BMD: Ballistic Missile Defense, 세계적인 보편용어는 MD가 아닌 BMD이다)를 구축해두고 있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면 SM-3 해상요격미사일을 장착한 이지스 구축함 6척(8척까지 증강 예정)들이 해상에서 1차로 요격하고, 주요 도시에 배치된 24개 포대 정도의 PAC-3 지상 요격미사일이 2차로 요격한다. 미군의 사드(THAAD)나 지상용 SM-3를 구매해 3회의 요격을 보장한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미사일공격 대피훈련까지 실시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항공기방어용으로 확보했던 PAC-2 8개 포대를 탄도미사일 요격용인 PAC-3로 개량해 나가고 있지만 전국을 방어하기에는 숫자가 부족하다. 중거리 요격미사일인 M-SAM을 개발해 2018∼2019년에 실전배치하고, 장거리 요격미사일인 L-SAM은 2020년대 중반에 개발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목표 달성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래서 미군의 사드 1개 포대 중 일부라도 배치해 가동시키고 있지만, 절차적 문제로 완전한 기능발휘가 지체되고 있다. 당장 핵미사일 공격을 받을 경우 한국은 한 차례 요격도 보장하기 어렵다.

한일 양국의 이와 같은 BMD의 수준차는 북핵 위협 인식의 심각성 정도에도 기인하지만, BMD에 관한 미국과의 협력차에 의해 야기되는 부분이 더욱 크다. 한국은 "미국 MD 참여 반대" 여론으로 인해 BMD 구축에 관한 한 미국과의 협력을 의도적으로 회피해왔기 때문이다. 반면에 일본은 처음부터 미국과 함께 최적의 BMD 구축방향과 무기체계 획득 로드맵을 정립했다. 또 미국이 개발한 SM-3와 PAC-3 요격미사일들을 신속하게 구매했으며, SM-3 개량형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미일 양국은 BMD를 위한 주기적인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작전통제소를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드 레이더도 2006년과 2014년에 2기를 배치해 공동으로 운영 중이다.

한미연합사령부까지 구성해 한미 양국군이 북한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하면서도 미국과 BMD를 협력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작전통제소가 분리돼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할 경우 한미 양국군 중 누가 무엇으로 요격해야할지 결정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일본처럼 처음부터 미국과 협력했다면 BMD 청사진도 합리적으로 수립했을 것이고, PAC-3와 SM-3를 구매했을 것이며, M-SAM과 L-SAM의 개발도 최소한의 비용으로 벌써 완료됐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미국 MD 참여'라는 오해에서 벗어나 미군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우리의 BMD를 혁신해 나가야 한다. 작전통제소를 통합하고, 한국군과 주한미군 요격미사일들을 통합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지휘의 일원화와 중복을 예방해야 한다. 사드를 조기에 배치함은 물론 M-SAM과 L-SAM 개발에서도 미측의 지식과 지원을 최대한 확보해 성능을 향상시켜야 한다. BMD에 관한 한미연합훈련도 강화해야 한다. 이로써 일본의 수준 만큼 북핵 위협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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