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1회에 평균 14만834원…취준생 70.4%가 '면접 비용 부담'이라 답해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이번 상반기에 면접 다섯 번 정도 봤더니 용돈이고 뭐고 돈이 다 떨어졌어요. 최종합격 못한 것도 서러운데 돈은 돈대로 다 들어갔다 생각하니 기분 별로네요."
취업준비생 김모(27)씨는 이번 상반기 공채에서 면접을 볼 때마다 취업을 눈앞에 뒀다는 생각에 기분은 좋았지만 한편으론 돈 걱정을 해야만 했다. 면접을 보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처음엔 정장을 사야 했으니 그러려니 했지만 이후에도 면접일마다 교통비, 식비 등이 끊임없이 나갔다. 김씨는 "취준 과정에서 돈 나갈 데가 한두 군데 아닌데 면접까지 이렇게 돈이 나가니까 '돈 없으면 취업도 못한다'는 말이 저절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취준생들은 꼭 써야 하는 면접비용으로 가장 먼저 '교통비'를 꼽았다. 특히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이 아닌 다른 곳으로 면접을 보러 갈 때면 큰 금액이 왕복 교통비로 발생해 큰 부담을 느꼈다. 부산에서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배진형(29)씨는 "서울에서 면접이 잡히면 일단 교통비로 최소 5만원은 나간다고 생각한다"며 "KTX가 편하긴 해도 왕복 10만원이 넘다보니 버스를 주로 타는데 그래도 필요할 땐 어쩔 수 없이 KTX를 타곤 한다. 그럴 땐 한 달 지출이 상당하다"고 얘기했다.
교통비라는 명목으로 소수의 기업들이 '면접비'를 주지만 대부분 2~3만원 선이라 부담을 떨치기엔 모자라다. 게다가 대기업 아닌 곳 중 면접비를 주는 회사를 찾기란 매우 어렵다.
이에 취준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면접비용을 아끼는 방법을 공유한다. 대표적인 예는 숙박비를 절감하기 위해 서로 본 적 없는 취준생들끼리 숙박업소 한 방을 같이 빌리는 것이다. 또 택시비를 아끼기 위해 한 지점에서 4명이 모여 같이 타는 경우도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장이 없는 취준생을 위해 정장을 빌려주는 서울시 사업처럼 청년들이 취업 준비하는 데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듣고 부족한 부분을 중앙정부든 지방자치단체든 공공이 채워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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