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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수난사①]재료비 오르고, 손님마저 끊겼다…치킨집 폐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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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계 산지가격 평년대비 72.5% 올라
닭고기부터 식용류까지 식품가격 인상 도미노
AI로 육계가격 상승→치킨 가격 인상→매출 하락 악순환

[닭 수난사①]재료비 오르고, 손님마저 끊겼다…치킨집 폐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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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자칭타칭' 치킨 마니아 김현성(38)씨는 한달에 서너번씩 퇴근 후 치킨을 시켜먹었지만, 최근에는 배달 주문을 끊었다. 직장 회식자리에서 2차는 치킨집으로 향했지만, 2차 문화가 없어진데다 가벼운 술안주를 찾는 직원이 많아 치킨이 주메뉴인 호프집은 피하고 있다. 김씨는 "치킨 한 마리에 2만원에 육박한다"면서 "직장인 주머니가 빤한데 치킨대신 다른 저렴한 메뉴를 고르는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북에서 치킨점문점을 개업한 조모씨는 6개월째 한숨을 쉬고있다. '한집 건너 치킨집'이라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퇴직금 1억원 넘게 들여 한 프렌차이즈 치킨전문점을 차렸지만, 6개월째 개점휴업 상태다. 오픈 직후 고병원성 조류독감(AI)이 발생한데다 연초에는 브라질산 부패 닭고기 파동까지 나왔다. 여기에 닭고기 가격마저 급등하면서 원가부담이 커졌다. 가맹본부 차원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간간히 오던 주문 전화마저 뚝 끊겼다. 여기에 새 정부들어 최저임금마저 1만원으로 오를 조짐을 보이면서 배달조차 스스로해야 할 판이다.
AI 여파로 닭값이 수개월째 고공행진하면서 자영업을 대표하는 치킨집부터 치명타를 입고있다. 업체들은 원가 인상과 인건비 부담에 폐업 위기에 내몰렸다고 울상을 짓고있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산지 육계 가격은 ㎏당 2459원으로 전월대비 5.6% 올랐다. 평년과 대비해선 72.5%나 뛴 수준이다. 지난해 AI 발병 이후 수요가 줄면서 내림세를 보이던 육계 가격은 연초부터는 가파르게 상승하며 25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특정부위만 모아놓은 부분육 시세가 올들어 최고치를 보이며 부분육 비중이 큰 대형 치킨프랜차이즈업체 등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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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매출 감소다. AI발생 초기에는 '익혀먹으면 문제없다'는 학습효과가 있어 매출에 큰 영향이 없는 듯 보였지만, 원가부담으로 치킨값 인상까지 이어지면서 매출도 계속 감소 추세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 3월 전국 치킨 전문점 207개(프랜차이즈 154개소, 비프랜차이즈 53개소)를 대상으로 전화조사한 결과, 전체의 86%가 AI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매장의 평균 매출감소율은 29.7%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감소는 프랜차이즈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매장이 상당한 매출감소를 겪고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영세한 비프랜차이즈 매장의 경우 더욱 심각해 매출감소 업체가 92.5%로 프랜차이즈 매장(83.8%)에 비해 8.7% 가량 더 높게 나타났다.

여기에 조만간 최저임금까지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시급 1만원 인상'을 기본으로 현재 시간당 6470원인 최저시급을 내년 7481원, 2019년 8649원으로 단계적으로 올려 2020년에 1만원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치킨집의 경우 주인이 직접 매장을 운영하며 배달 아르바이트 직원을 한 두명을 고용하는 방식이어서 최저임금이 1만원까지 오를 경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배달 직원 알바비를 지급하면서 간신히 입에 풀칠할정도"라며 "닭고기부터 식용류까지 가격이 안오른게 없는데 인건비마저 올려줘야 한다면 차라리 문을 닫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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