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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쓴 사토, 그를 바라보는 개척자 최해민

최종수정 2017.06.02 09:01 기사입력 2017.06.0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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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출신 사토 타쿠마, 아시아 선수 최초 인디500 레이스 우승
국내 대표 레이서 최해민, 자비로 훈련 충당하는 등 고전
"관심과 지원 갖춰지면 5년 안에 성과 가능"

최해민[사진=WMMC(주)더블유미디어마케팅컴퍼니 제공]

최해민[사진=WMMC(주)더블유미디어마케팅컴퍼니 제공]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일본은 지금 모터스포츠 열기에 빠졌다.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 '인디애나폴리스 500마일(인디500)'에서 자국 선수가 첫 우승을 했기 때문이다. 사토 타쿠마(40). 불혹의 드라이버가 역사를 새로 썼다. 그는 지난달 29일(한국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대회 결선 레이스에서 3시간13분03초3584로 정상에 올랐다. 일본은 물론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처음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인디 500은 북미의 포뮬러원(F1)으로 불린다. 모나코 그랑프리, 프랑스의 르망 24시와 더불어 가장 인기 있는 국제자동차경주대회다. 1911년부터 미국 남북전쟁에서 사망한 군인들을 추모하는 '메모리얼데이(매년 5월 마지막 월요일)'에 맞춰 경기가 열린다. 사토는 이 대회 우승상금으로 245만8129 달러(약 27억6000만원)를 벌었다.

그가 달성한 성과는 상금 이상의 상징성이 있다. 역대 101차례 대회 중 일흔여섯 번 정상에 오른 미국을 제외하고, 다른 나라에서 우승자를 배출한 사례가 많지 않다. 영국(8회), 브라질(7회), 프랑스, 이탈리아(이상 3회), 네덜란드, 콜롬비아(이상 2회), 캐나다, 스웨덴, 뉴질랜드, 일본(이상 1회)만 1위를 경험했다.

사토는 F1 출신 드라이버다. 2002~2008년 혼다 팀 일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페라리, 메르세데스, 레드불 등에 밀려 우승하지 못했다. 혼다는 인디500으로 전향한 그의 차량에 엔진을 공급하고, 이번 대회 패권을 따내면서 경쟁력을 확인했다.

인디500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최대 시속 325㎞에 이르는 경주차를 몰고 2.5마일(약 4㎞)짜리 경기장을 200바퀴 돌아 승부를 가린다. 대당 100억 원을 넘는 F1 차량과 달리 가격을 1억5000만 원 정도로 제한한다. F1에 비해 경주로의 곡선 구간이 적고, 차량 속도는 빨라 차체의 성능보다 드라이버의 기량이 순위를 정하는데 중요하다. 팬들의 열기도 상당하다. 대회 당일 관중 40만 명 이상이 경기장을 찾는다. 미국에서는 신문과 방송, 온라인 매체 등을 통해 하루 종일 대회 관련 소식을 쏟아낸다. 단일 이벤트로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슈퍼볼과 견줄만하다. 경기가 열리는 날 판매되는 닭날개 튀김이 10t, 맥주는 1만4000갤런(500㏄ 기준 약 10만6000잔)에 달하고 핫도그에 들어간 소시지를 연결하면 최대 길이 8마일(약 12.9㎞)에 이른다고 한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58)이 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등 유명 인사와 돈이 몰리면서 각국을 대표하는 후원 업체에는 더없이 좋은 홍보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사토도 일본 기업 파나소닉의 지원을 받아 훈련과 경기 준비에 매진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 대회와 거리가 있다. 최해민(33)이 인디500 전 단계인 인디라이츠에서 경쟁하면서 상위 무대 진입에 도전한다. 그러나 굵직한 후원사를 찾지 못해 실전 훈련 때마다 드는 비용 12만 달러(약 1억4000만원)를 자비와 지인들의 도움으로 충당하고 있다. 지난해 그의 경주 차량과 헬멧 등에 자사 상표를 부착하는 대가로 후원금을 내겠다는 기업이 있었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최해민은 사토가 우승하는 장면을 현장에서 지켜본 뒤 "아시아 선수가 이룬 성과에 자극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디500은 아시아에서도 충분히 도전할만한 무대다. 경험과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3~5년 안에 정상급 선수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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