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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10조 회사, 100억 稅만 내고 대물림한 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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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 회장이 5년전 물려준 올품…편법증여 의혹
내달 상장 앞둔 제일홀딩스 최대주주도 사실상 아들 김준영씨


[단독]10조 회사, 100억 稅만 내고 대물림한 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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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김홍국 하림 그룹 회장(60)이 아들 준영씨(25)에게 5년여 전 100억원대 증여세를 내고 물려준 회사 올품(옛 한국썸벧판매)이 계열사 58개, 10조원 이상의 자산 가치를 지닌 하림그룹을 지배하게 됐다. 하림그룹의 지주사인 제일홀딩스의 최대주주도 사실상 아들 준영씨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내달 코스닥시장에 상장을 앞둔 하림의 지주사 제일홀딩스의 주주 현황에서 김 회장의 지분이 41.78%로 가장 많다. 이어 한국썸벧(37.14%), 올품(7.46%) 순으로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썸벧과 올품은 김준영씨 개인 회사다. 한국썸벧 지분 100%를 올품이 보유하고 있고, 올품 지분 100%는 김준영씨 소유다. 준영씨가 44.6%로 제일홀딩스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제일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제일홀딩스였다. 자사주가 80%에 이르러서다. 당시 김 회장의 지분율은 8.14%, 한국썸벧은 7.35%, 올품은 1.48%였다. 이를 포함한 최대주주측 지분율은 18.48%였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제일홀딩스는 408만1991주에 달하는 자사주를 무상 소각했다. 액면분할까지 거치며 최대주주측 지분율은 93.43%로 급증했다. 동시에 김 회장 지분율은 41.78%, 준영씨 회사의 지분율은 44.6%로 늘어났다.

준영씨가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올라선 것은 김 회장의 증여와 비상장 자회사간 흡수합병 등을 통해서다. 2012년 말 준영씨는 김 회장으로부터 당시 한국썸벧판매(현 올품) 지분 100%를 증여받았다. 2009년말 자본금 20억원에 총자산 656억원, 매출 557억원, 영업이익 70억원을 기록한 한국썸벧은 2010년 한국썸벧과 이를 지배하는 한국썸벧판매로 물적분할했다.
김 회장은 '한국썸벧판매→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그 다음 한국썸벧판매를 준영씨에게 넘겼다. 2013년 한국썸벧판매가 옛 올품을 흡수합병하며 올품으로 사명을 바꿨다.

증여세는 1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준영씨는 지난해 1월 올품 유상감자로 100억원을 마련해 세금을 냈다. 올품이 보통주 6만2500주를 주당 16만원에 매수해 소각하며 100억원이 유일한 주주인 준영씨에게 쥐어졌다.

일각에서는 편법 승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법상 과세표준액이 30억원을 넘는 경우 50%의 증여세가 부과되는데 100억원 이상의 세금만으로 하림그룹을 물려주는 건 말이 안 된다. 꼼수를 쓴 것 아니냐"며 "하림그룹 내 다른 회사 주주들의 이익이 일감몰아주기 등 탈법적 통로로 전이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림그룹 관계자는 "올품 주식 증여세는 연납으로 인정돼 나눠서 돈을 내다가 유상감자로 얻은 대금 100억원 전량을 증여세 납부에 사용했다"며 "전체 증여세 규모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올품 증여는 회사 규모가 커지기 전 일이고, 상속도 경영이라는 걸 숙지해 오너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단계를 밟아간 것"이라며 "하림이 윤리경영을 해온 건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림그룹은 총 자산 10조5000억원이 돼 이달 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와 채무보증이 제한되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관련기사>
[단독]25살 청년, 어떻게 하림 대주주가 됐나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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