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제'→'어쩔 수 없는 현상' 인식 변화
위치 좋은 곳 선제적으로 찾아가 전환 권유도
이제 슈퍼마켓도 더이상 예전의 그 슈퍼마켓이 아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마트 에브리데이, GS슈퍼마켓, 롯데슈퍼, 진정한 동네 슈퍼마켓(이미경 작가가 그린 서울 신촌 '대지수퍼').
체인화 편의점은 2006년 9847개에서 점점 늘어나 2014년 2만6874개로 173%(1만7027개) 뛰었다. 같은 기간 대형 마트 점포 수도 440개에서 634개로 확대됐다.
근래 들어 성장세가 꺾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대형 마트와 달리 편의점의 출점 러시는 여전히 뜨겁다. 지난해 전체 편의점 수는 3만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4분기엔 편의점 '빅3'(CU, GS25,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만 3만141개에 이르렀다. 올해도 CU 1100개, GS25 1000개, 세븐일레븐 800개 등 편의점 신규 출점이 기다린다.
신규 출점 예상치에는 구멍가게의 편의점 전환 부분도 포함돼 있다. 손님이 들지 않아 문을 닫는 구멍가게 중 상당수는 편의점으로 탈바꿈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구멍가게 감소와 편의점 증가가 상관관계를 보이는데, 이는 구멍가게가 편의점으로 전환되는 수요가 다수 존재한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그 이유는 유명 브랜드 또는 자체브랜드(PB) 상품의 구성력 측면에서 편의점이 구멍가게보다 월등히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구멍가게가 편의점으로 바뀌면 연 평균 30% 정도의 매출 상승 효과가 있다고 편의점업계는 추산했다. 편의점업체들은 전환을 망설이는 구멍가게 경영자들에게 직접 찾아가 장점을 설명하며 영업에 나서기도 한다. 한 편의점업체 관계자는 "물품에 먼지가 쌓이거나 카드 사용이 안 되는 등 경쟁력을 상실한 구멍가게들이 아직도 꽤 있다"며 "영업팀이 그런 구멍가게에 찾아가 주인에게 '편의점으로 업태를 바꾸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한편 동네 구멍가게의 편의점 전환을 여전히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부산 만덕동에 사는 김진형(30ㆍ남)씨는 "물론 물건이 다양하고 멤버십 혜택도 받을 수 있는 편의점이 편리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구멍가게가 떠밀리듯 다 사라져 간다니 왠지 서글픈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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