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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새정부 수립과 떨고 있는 통신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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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민주화를 향한 광폭 행보에 각계의 지지와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환호성 사이로 업계는 적지 않은 긴장감을 안은 채 문 대통령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업계는 좌불안석이다.

무엇보다 이통업계는 문 대통령의 통신 기본료 1만1000원 인하 공약을 노심초사 지켜보고 있다. 문 후보 시절, 통신 기본료 인하를 공약하자 업계에서는 '곡소리'가 나왔다. '국민은 요금 폭탄, 기업은 요금 폭리 구조를 타파하겠다'는 공약에 "현실성이 없다"고 맞대응했다.
예를 들어 기본료의 경우 2G, 3G 요금제에는 있어도 국민 대다수가 쓰는 4G요금제에는 없는데 마치 전 국민이 1만1000원을 아낄 수 있는 것처럼 호도한다고 했다. 만약 국민 전부의 기본료를 내린다면 통신사는 당장 적자기업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적폐청산 공언도 통신업계로서는 주눅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여느 대기업 그룹처럼 이전 정권의 국정농단에서 자유롭지 못한 곳들이 많다. 더욱이 KT의 경우 공기업이 아닌데도 역대 정권에서는 수장을 바꾼 이력이 대부분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내정 등에 따른 향후 재벌 개혁의 여파가 어느 정도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많다.

그래서 통신업계에서는 광화문에라도 모여야 할 판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그럼에도 최근 통신업계는 '자진납세' 쪽을 선택한 듯 보인다. SK브로드밴드는 5000여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돌리겠다고 선언했다. 정권과 관계없는 순수한 결정이라는 게 SK브로드밴드의 설명이지만, 문 대통령이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첫 현장 방문지로 택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약속한 뒤여서 개운치는 않다.
KT도 가세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간 무료 와이파이 로밍을 연내 실현한다고 밝혔다. 3국 내 KT를 비롯한 일정 통신사와의 와이파이 연결을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문 대통령의 공약인 '한ㆍ중ㆍ일 3국간 로밍 요금 폐지'에 맞춘 선행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통신업계는 사실 4차 산업혁명의 최전선에 서 있다. 한켠에서는 이런 기업들이 국정 변화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 실태를 우려한다. 4차 산업혁명 대응은 문 대통령이 정한 현 정권의 시대 과제다. 통신업계는 미래의 '쌀'이라 불리는 5세대 이동통신(5G) 조기 상용화, 인공지능(AI) 개발, 사물인터넷(IoT) 확장 등 미래를 향한 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는 처지다. 특히 5G의 경우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상용화를 전세계적으로 예고한 상황이다.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지갑을 두둑하게 하는 일 외에도, 새 정부가 통신업계를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을 것으로 판단되는 대목이다. 당장 곡소리가 나게 하기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국민의 편익을 키우는 방향을 선택하기를 바란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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