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3581억원 규모, 이재현 CJ그룹 회장 역전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밀어내고 국내 주식부호 6위에 올랐다. 한 때 같은 계열사 내 사장이 그룹 총수를 기업공개(IPO) 한방으로 역전한 셈이다.
게임업계 대표 '흙수저'라 불리는 방 의장과 이 회장의 인연은 남다르다. 고등학교 중퇴 후 중소기업을 전전하던 방 의장은 사업에 뜻을 품고 2000년 지인들과 자본금 1억원으로 넷마블을 설립했다. 테트리스 등 캐주얼과 웹보드게임으로 흥행한 덕에 1년만에 10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넷마블이 크게 흥행하던 2004년 당시 이 회장은 CJ엔터테인먼트(현 CJ E&M)를 중심으로 엔터사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다 당시 방 의장의 성공신화에 주목했고 넷마블을 보유한 모회사 플레너스를 방 의장으로부터 인수, CJ 계열사로 편입시키는 데 약 800억원을 투자했다. 기존 CJ엔터의 영화ㆍ공연 사업과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유무선 온라인게임 사업을 합쳐 온ㆍ오프 종합 엔터기업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이후 방 의장은 이 회장의 간곡한 요청으로 2011년 6월 총괄상임고문으로 넷마블에 다시 복귀했다.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 등 미래는 모바일게임에 있다고 생각하고 이에 맞게 사업 구조도 재편했다. 이 회장의 지원으로 CJ게임즈를 설립한 이후엔 '다함께차차차'와 '모두의마블' 등 성공작을 내놓으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그러다 2014년 3월 CJ게임즈는 시장이 떠들썩할만한 깜짝 발표를 한다. 중국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로부터 5억달러(한화 약 5300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이 투자로 CJ E&M은 CJ게임즈의 1대주주에서 2대주주로 내려왔으며 CJ게임즈는 CJ그룹에서 분리됐다. 게임산업에 대한 경영실패와 이 회장의 구속에 따른 추진력 둔화 등 악재로 CJ E&M은 결국 게임사업부로 존재하고 있던 넷마블을 물적분할해 CJ게임즈에 넘겼고 방 의장은 CJ게임즈와 넷마블을 합쳐 현재의 넷마블게임즈를 설립했다.
우여곡절 끝에 넷마블은 지난 1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단숨에 게임 대장주 자리에 올랐다. 시가총액은 약 14조원 규모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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