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도그전문점은 줄서서 먹어…1년만에 프랜차이즈 핫도그 매장 1000개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커피전문점은 한때 다양한 베이글, 케이크, 음료 등을 선보이며 디저트시장에서 유일무이하던 독주를 이어갔지만 이후 전문화된 디저트카페들의 등장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대표적인 추억의 길거리 간식이었던 핫도그는 최근 가격과 맛, 포만감 등을 내세우며 디저트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12일 서울시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생활밀착형 43개 업종에 대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커피전문점은 개업 3년 이내 폐업률이 36%에 달해 치킨집(38%)에 이어 가장 높았다. 특히 개업 1년 이내 단기 폐업은 커피전문점(10%)이 치킨집(8%)을 앞섰다.
특히 국내 커피전문점을 이끌었던 1세대 토종커피점들의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2012년 스타벅스, 커피빈 등 해외 커피 브랜드가 국내 커피업계를 주름잡던 당시 카페베네 등이 등장하며 이들의 독주를 막겠다고 나섰지만 사모펀드에 매각되는 등 부침을 겪고 있는 것. 특히 베이글 등으로 디저트 메뉴를 강화했던 카페베네는 '토종' 명맥을 오래 잇진 못했다.
카페베네는 2008년 문을 연 후 공격적으로 가맹점을 늘리며 한때 국내 최대 토종 커피체인 규모를 자랑하며 '1000호점 달성' 목표를 고지에 뒀지만, 국내 900여개 매장에서 멈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페베네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은 383억원으로 전년대비 3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9억3232만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반면 대표적인 추억의 길거리 간식이었던 핫도그는 최근 가격과 맛, 포만감 등을 내세우며 디저트 시장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1000원 안팎의 가격을 내세우고 있어 경기불황 속 틈새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는 분석이다.
핫도그 프랜차이즈 중에서 가장 매장 출점 속도가 빠른 업체는 '명랑시대쌀핫도그'다. 지난해 7월 부산대 본점을 낸 이후 두 달만에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 6개월 사이 매장이 560호점을 돌파했다. 핫도그 하나에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대 덕분에 줄 서서 먹을 정도의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단기간에 비슷한 콘셉트의 업체들도 급격히 생겨났다.
핵도그를 비롯해 청춘감성쌀핫도그, 출출한세상핫도그 등은 올해 처음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프랜차이즈를 한 지 불과 3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가맹속도는 눈에 띄게 가파르다.
쥬씨도 지난해 겨울부터 '팔팔핫도그'를 운영하고 있다. 가격은 다른 브랜드들보다 더 낮은 800원대로 주스음료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회사 측은 향후 가맹점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쥬씨는 현재 매장 820여개를 운영 중이다.
이들 업체들이 급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1000원이라는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것도 있지만, 사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 사이에서는 창업비용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점도 매장이 급격히 늘어나는 배경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불황에 대표 길거리 간식인 핫도그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며 "중장년층은 옛 향수를 느끼고 젊은층에게는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전 연령층에게 두루 사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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