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유튜브'로 키운다는 야심찬 계획, 中 사드 보복에 접었다

KT, 동영상 플랫폼 '두비두' 6월 종료
중국, 동남아 등에 한류 콘텐츠 공급
中 사드 보복에 현지 진출 어려워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KT가 '한국판 유튜브'로 키우겠다던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 '두비두'를 오는 6월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중국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동영상 플랫폼이었는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결정 이후 현지 시장 진출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6월 30일 두비두 서비스를 종료한다. KT는 이날 모바일 앱을 통해 해당 내용을 공지하고 고객들에게 이메일 등을 통해 별도 안내할 방침이다.

지난해 8월 KT가 선보인 두비두는 'do + video + do'의 합성어로, 제품이나 서비스 이용 방법을 동영상으로 소개하는 '하우투(How to) 비디오'를 전문으로 소개하는 동영상 플랫폼이다.

비디오 콘텐츠의 촬영부터 편집, 업로드, 검색, 연계상품 커머스까지 가능하다. 누구나 전문가 수준의 비디오 콘텐츠를 한 번에 만들 수 있는 모바일원스톱(One-stop) 스튜디오를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콘텐츠 제작자는 두비두에 영상을 공유하기만 하면 쇼핑몰이나 상품을 소유하고 있지 않아도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KT는 일단 중국을 중심으로 한류 콘텐츠에 기반한 'K-뷰티' 관련 비디오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제공하고 이후 리빙, 쿠킹 등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었다.

당시 김형욱 KT 플랫폼사업기획실장은 "2020년까지 2억명이 시청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페이스북, 유튜브 등과 경쟁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KT는 쇼핑몰 업체 '코리아몰'과 제휴를 맺어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고,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화장품 업체, 콘텐츠 제작 업체 등과 제휴를 확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비두의 중국 진출이 좌절되면서 KT는 서비스를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 이 배경에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한령(限韓令)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올해 초부터 중국의 한국 콘텐츠업계에 대한 보복 조치가 가시화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3월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제작중단 5건, 계약파기 및 중단 5건, 투자중단 2건, 행사취소 1건, 대금지급 지연 및 사업차질 4건 등 총 17건의 피해사례가 접수됐다. 분야별로는 방송 5건, 애니메이션·영화 4건, 게임 3건, 연예엔터테인먼트 2건, 캐릭터 1건, 기타 2건이다.

KT 관계자는 "중국 뷰티 시장을 보고 두비두가 출범했는데 실제 진출이 어려웠다"며 "영상이 막히기도 하고 판매도 어려웠고, 그에 따라 가입자 모집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