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리는 26세에 조이 드 비브르(Joie de Vivre Hospitality)라는 부티크호텔을 창업한 후, 24년 동안 CEO로 재직하면서 미국에서 두 번째 큰 부티크호텔 체인으로 키운 인물이었다. 호텔을 매각한 후 할 일을 찾던 그에게 체스키가 제안을 했고 그는 받아들였다. 사실 그는 기술기업과는 거리가 멀었다. 코딩을 할 줄 모르는 것은 물론이요, 에어비앤비를 사용해 본 적도 없고 휴대폰에 우버앱을 깔지도 않았다. 실리콘밸리의 인터넷 기업가들 눈에는 '한물 간 꼰대'로 보일 수 있는 전통 숙박업계의 인물이 첨단 인터넷기업의 조언자로 입사한 것이다.
그는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디지털 지능이 뛰어난 그들에게 감성지능을 보완해주는 것"으로 정리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고 온라인세상을 개척하는 데 능한 '기술전문가'들이지만 사람을 이해하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동기부여를 하는 등의 '감성지능'에서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콘리는 마침내 자신의 입장을 명료하게 정리했다. "공식적으로는 인턴의 자세를, 개인적으로는 멘토의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사실 인턴의 자세를 취하는 것은 콘리 자신에게 오히려 자유와 젊음을 주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기술기업의 운영이나 기술적 측면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많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왜'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호기심을 유지하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은 전문가의 함정을 피할 수 있는 비결이다. 그는 자신의 나이와 경험이 많기 때문에 '아는 척'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으며, 묻고 경청하는 동안 자신이 더 젊어졌다고 느꼈단다.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의 베이비부머, 또는 소위 '386세대'가 '꼰대노릇'으로 비판을 받는다. '부장님들, 제발 회식하지 마시라'고 충고하는 부장판사의 글, '완장 찬 꼰대가 된 386세대의 반성'을 촉구하는 논설위원의 칼럼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은 그 방증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고, 그렇게 축적한 경험과 지식이 남부럽지 않으나 시대의 변화 속에 어느새 '꼰대'가 되어버린 분들에게 콘리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배우려는 자세와 질문하는 태도를 유지한다. 젊은 세대에게 보완해 줄 부분이 있다면 가르치려 들지 말고 마치 '상사'를 대하듯 존중하는 태도로 조언한다. '공식적으로는 인턴, 개인적으로는 멘토'가 되려고 노력한다면 누가 '꼰대'라 하겠는가.
이은형 국민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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