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계 내 성폭력의 기록…연극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지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난 예술계 내 성폭력 문제를 다룬 연극이 관객과 만난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는 '여기는 당연히, 극장'과 공동제작한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작·연출 구자혜)'를 오는 30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올린다. 공동제작 공모로 선정돼 올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시즌프로그램이다.
작품은 지난해 SNS에서 '#예술계_내_성폭력'이라는 검색어로 화두가 된 문제를 다룬다. 연극계에서 예술계 내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첫 시도다. 당시 피해자들의 폭로로 시작된 문단 내 성폭력은 해시태그(#)를 통해 예술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이후 수많은 피해사실과 증언들이 수집됐다.
무대는 가해자의 시선에서 성폭력의 역사를 기록한다. '왜 이제야 #예술계_내_성폭력 문제가 밝혀지고 있는가, 왜 피해자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연출가 구자혜는 문단 내 성폭력 문제를 기반으로 상상력을 더해 극을 재구성했다. 그는 예술계 내 성폭력이 권력과 위계의 의한 폭력임을 분명하게 짚는다. 예술가이기 때문에 용인됐던 '가해자'의 시선으로 가해의 기록마저 가해자에게 독점되고 마는 권력과 위계의 구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남산예술센터 측은 "가해자의 시선으로 사건을 재구성하는 구 연출의 시도는 오히려 문제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구 연출은 전작 '킬링 타임'등에서도 세월호와 문화예술계 검열 문제를 가해자의 시선으로 재구성해 사회 구조의 모순과 포장되어 있는 권력의 허약함을 위트 있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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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은 기승전결이 있는 서사 중심의 기존 연극 방식에서도 벗어난다. '예술계가 직접 쓰는 #예술계_내_성폭력 역사를 기록한 단 한 권의 책'이라는 콘셉트로 표지, 목차, 추천사, 본문, 후기, 부록의 구성을 차용한다. 관객은 무대 위에서 한 권의 책이 써지는 과정을 보게 된다.
남산예술센터는 성폭력 문제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남산여담(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을 22일과 29일 공연 종료 후 진행한다. 당일 공연 관람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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