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성별·남편 직업까지 따지며 스펙 '운운'하기도
맘 안 맞을 땐 "같은 동네라 피하기도 힘들어 불편"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최근 서울에서 경기도 광명시로 이사 온 주부 이모(32)씨는 지역 내 거주자들이 만든 '맘카페'에 가입했다. 정보도 얻고, 아이와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였다.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 사이에서 '맘카페'에 글을 올리고 댓글이나 카카오톡 메신저 등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는 '맘팅(맘+소개팅)'이 유행하고 있다. 스마트폰 및 인터넷 사용이 익숙한 젊은 엄마들이 늘어난 데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다.
인터넷 포탈 네이버 등에는 이미 2만4000여개의 '맘카페'가 개설돼있다. 아파트 단지 등 지역 중심으로 운영되는 카페도 활발하다. 반상회나 떡을 돌리고 인사를 나누는 식으로 지역 커뮤니티에 편입하는 것은 구식이 된지 오래다.
서울 강동구 여성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강동맘♥ 강동구 엄마들 모임 대표카페'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모(34)씨는 "경기도 김포에서 전혀 기반이 없는 강동구 명일동으로 이사오면서 막막했는데, 카페 활동을 통해 잘 적응했다"며 "지역내 어린이집ㆍ유치원부터 생활용품 할인 이벤트까지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있어 이제는 카페가 없으면 지낼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영·유아 단계에서부터 '스펙'으로 주변 환경을 구별 짓고 한정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바람직하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곽노의 서울교대 교수는 "기존에도 어릴 적부터 비슷한 환경의 또래집단에서 인간관계를 형성하곤 했지만 이 정도까지 정량화된 조건을 내걸고 관계를 맺는 것은 교육의 다양성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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