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갑 청소년 2명중 1명, 한달에 10회 이상 전자담배 이용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담배를 많이 피우는 청소년일수록 '금연'이나 '실내흡연' 목적으로 전자담배에도 자주 노출돼 있다는 실태조사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이정아 교수팀은 질병관리본부가 전국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생들을 조사한 '2015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2015 Korean Youth Risk Behavior Web-based Survey)'를 바탕으로 전자담배의 사용 현황을 최근 분석했다.
또 전자담배를 자주 사용하는 청소년들의 전자담배의 사용 목적 중 '금연을 위해서(21%)'와 '실내에서 담배대신 피우기 위해서(19.5%)'가 가장 많았다. 결국 담배를 많이 피우는 청소년들이 금연이나 실내흡연을 위해 전자담배를 중복으로 사용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일반 담배와 달리 전자담배는 온라인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냄새나 연기가 적어 실내에서는 전자담배의 사용이 가능하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청소년들이 전자담배에 쉽게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이번 조사는 6만8043명을 대상으로 했다. 청소년 중 전자담배를 한번이라도 사용해본 적이 있는 청소년은 6656명으로 10.1%였다. 조사 당시 최근 1달 이내 전자담배를 사용한 청소년은 2566명이었고 그 중 매일 전자담배를 사용한 청소년은 505명이었다.
담배를 매일 피우는 청소년 중 28.7%가 전자담배를 한 달에 10회 이상 사용했다. 비흡연 청소년 중에서도 9.5%가 전자담배를 한 달에 10회 이상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또 하루에 20개비 이상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 중에서는 55.1%가 전자담배도 한 달에 10일 이상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1개비 이하의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 중에서는 9.1%로 나타났다.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서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이 흡연의 빈도·강도와 관련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전자담배가 금연효과가 없고 흡연이 금지된 공공장소에서 사용함으로써 금연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정아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전자담배가 청소년에서 금연효과가 있다고 입증된 연구는 없으며 전자담배로 인한 뇌의 인지기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며 "청소년이 전자담배에 접근하지 않도록 규제하고 적절한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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