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서 총알 빼내고, 스스로 맹장수술 하고 부러진 팔을 잘라낸 '극한 자가수술'
위기의 순간, 기적적으로 이뤄진 '자가수술'을 통해 목숨을 구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인적 힘의 발현과 함께 살기 위한 인간의 간절한 생존본능을 증명하고 있다. 일러스트 = 오성수 작가
영화나 소설에서 그려지는 극한의 상황 속 인간의 선택지엔 죽음 또는 극복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말 그대로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극단적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자신의 몸을 스스로 가르고 수술에 임한 초월적 인물들의 사례는 과연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하는 의구심을 여전히 가능케 하고 있다.
미국 독립전쟁 최초의 여성영웅 데보라 샘슨은 전투 중 자신의 몸에 총알이 박힌 상황에서도 혹여나 자신의 성별이 탄로날까 두려워 병원을 떠나 자가수술을 감행한 용감한 여성이었다.
원본보기 아이콘남장여자 군인, 스스로 총알을 빼낸 사연
당대에 보편적으로 이뤄지던 전신마취의 위험성을 들어 국소마취의 우수성을 주장한 에반 오닐 케인은 스스로 맹장수술 집도에 나서 그 가능성을 몸소 입증해보였다. 사진 = 스스로 맹장수술 집도 중인 에반 오닐 케인
원본보기 아이콘국소마취 우수성 증명하려 스스로 맹장 수술한 의사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활동한 의사 에반 오닐 케인은 독특한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의사였다. 수술 중 마취 직전 공포에 떠는 환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축음기로 음악을 틀어 환자의 수술 후 통증을 줄이는 노력을 했는가 하면, 당시 일반적으로 수술 전 이뤄지던 전신마취의 위험성을 주장하며 국소마취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 협곡 하이킹 중 사고로 스스로 팔을 자른 아론 랠스톤이 실제 촬영한 영상
하이킹 중 당한 조난사고, 스스로 팔 잘라낸 남자
미국 유타 주 블루 존 캐년을 하이킹 중인 아론 랠스톤은 슬롯 협곡을 내려가던 중 낙석 사고로 6일간 사막지대에 갇히게 됐다. 왼팔은 부러졌고, 오른팔은 바위 사이에 끼였던 상황, 그는 챙겨온 물을 5일 동안 조금씩 마시며 버텼지만 팔을 빼내려는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탈수와 고열증상에 죽음을 직감한 랠스톤은 마지막 방법으로 움직일 수 없는 오른쪽 팔꿈치 밑을 챙겨온 중국산 칼로 잘라내고 이 과정을 혹시 자신의 마지막이 될지 모른단 생각에 비디오로 녹화했다.
다행히 마취 없이 정신력으로 버티며 팔 절단에 성공한 그는 협곡 인근을 여행 중이던 가족에게 발견돼 목숨을 구할 수 있었고, 생존을 위한 그의 감동적 실화는 책으로 출판됨과 동시에 영화 ‘128시간’으로 제작, 전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회복 후 로봇 팔을 부착해 일상에 복귀한 그는 여전히 산악등반을 즐기고 있다.
이밖에도 1961년 남극탐험대에 참여한 소련 의사 레오니드 로고조프가 의료진이 자신뿐인 상황에서 발병한 급성 맹장염을 홀로 국소마취 상태로 자가수술한 사례와 1999년 남극 기지에 근무하던 미국 의사 제리 닐센이 자신의 오른쪽 가슴에 생긴 악성종양을 자가수술 및 화학치료로 치료한 사건까지. 이처럼 극한의 상황 속 스스로를 죽음의 위험에서 건져낸 자가수술 사례는 성경 잠언의 ‘새가 그물 치는 자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스스로 구원하라’는 구절을 연상케 함과 동시에 생존을 향한 인간의 초인적인 힘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시사하고 있다.
디지털뉴스본부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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