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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못하니 민간이…"식탁물가 잡겠다" 나선 대형마트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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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서 농ㆍ축ㆍ수산물 최대 40% 할인, 이마트ㆍ홈플러스도 "소비자 부담 줄일 것"
-정부, 대책 효과 미진하자 결국 출하량 증가에 의존…계란·닭값 다시 '들썩'


대형마트에서 채소를 고르는 소비자들(아시아경제 DB)

대형마트에서 채소를 고르는 소비자들(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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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정부의 밥상물가 안정 시도가 무위에 그치자 또 민간에서 구원투수를 자처했다. 대형마트들이 대대적인 농ㆍ축ㆍ수산물 할인으로 소비자 부담을 덜겠다고 나선 것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가 "4월 한 달 간 밥상물가를 잡겠다"고 공언하며 농ㆍ축ㆍ수산물 파격가 행사를 진행하는 데 이어 이마트, 홈플러스 등도 신선식품 할인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할인해 판매하고 있는 칠레산 청포도(왼쪽)와 국내산 토마토(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에서 할인해 판매하고 있는 칠레산 청포도(왼쪽)와 국내산 토마토(롯데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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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는 평균 8%에서 최대 40%까지 할인된 가격에 농ㆍ축ㆍ수산물을 내놨다. 오는 12일까지 칠레산 씨 없는 청포도(1.2kg, 1팩), 국내산 하루 한 알 갈아먹는 토마토(2kg, 1팩)를 일반 소매가 대비 30~40%가량 저렴한 5000원에 판매한다. 기존 필리핀산 위주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은 멕시코, 과테말라로 산지를 다변화한 바나나(1.2kg 내외)는 일반 소매가 대비 17% 정도 저렴한 2980원에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또 국내산 닭 볶음탕 2팩(800g) 기획 상품을 7900원으로 맞췄다. 엘포인트(L.POINT) 회원에게는 국내산 냉장 돼지 삼겹살, 목심 100g를 각각 1490원에 판매한다. 수산물의 경우 바지락·새꼬막·가리비·피조개를 매장에 준비된 삽으로 한가득 담아(500g~600g) 5000원에 판다. 남창희 롯데마트 MD본부장은 "소비자들의 체감물가를 높이는 주요 농ㆍ축ㆍ수산물을 할인 상품으로 준비했으며 이달 말까지 매주 새로운 품목을 파격가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신선식품 롯데마트 행사가-aT 평균 소매가 비교(롯데마트 제공)

주요 신선식품 롯데마트 행사가-aT 평균 소매가 비교(롯데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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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가 세일 행사에서 '물가 안정'을 기치로 내건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신선식품 가격 상승과 이로 인한 소비 침체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롯데마트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극심하던 지난 1~2월 미국산 하얀 계란을 대형마트 중 유일하게 판매해 계란값 안정에 기여한 바도 있다.

이마트는 오는 12일까지 국산 자반 고등어를 최근 5년 간 최저가인 990원에 내놓는 등 가격이 급등한 국산 수산물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금 꽃게' 파동을 일으켰던 봄 꽃게는 당시보다 21% 저렴한 가격에 2배 물량을 준비했다. 19일까지 제철 맞은 활꽃게를 100g당 3980원에 판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국내 어장 수온 변화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등에 따른 어획량 감소로 국내 수산물 가격이 급등해 소비자 부담을 낮추고자 할인 행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미 이마트는 신선식품 등 30여개 상품을 '1+1'(한 개를 사면 같은 제품을 한 개 더 주는 행사)이나 반값에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당초 지난달 3일부터 이달 29일까지로 기획했던 창립 20주년 기념 신선식품 세일 행사를 2주 연장해 운영하고 있다. 12일까지 완숙토마토와 찰토마토를 각각 9990원(3kg, 1박스), 칠레산 씨 없는 청포도(1.5kg, 1팩)와 프리미엄 블랑 포도(1.2kg, 1팩)도 각각 9990원에 선보이는 신선 과일 9990원 기획전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소박이용 오이를 4990원(1봉)에 판매하고 닭고기 전 품목은 신한ㆍKB국민ㆍ삼성카드 결제 시 30% 할인한다. 멸치와 황태도 3대 카드 결제 시 반값에 살 수 있다.

롯데마트는 세일 계획을 밝히면서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 데이터를 직접 언급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2% 상승, 4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농ㆍ축ㆍ수산물이 5.8% 뛰어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설 명절 전후 물가 안정을 시도했던 정부는 이후로도 상황 개선이 없자 추가 대책을 펼쳤다. 배추와 무, 당근, 양배추 등 가격이 오른 채소류에 대해 지난달 2~12일, 16~26일 농협 계통 매장에서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봄 채소가 출하하는 이달 중순 전까지는 배추 2만1000t, 무 2만2000t을 도매시장과 소비지에 집중적으로 공급키로 했다.

할인 행사 전인 2월28일 대비 이달 7일 배추는 3.4%, 무는 5.3%, 당근은 13.6%, 양배추는 25.3% 떨어지는 데 그쳤다. 정부는 7일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회의에서 최근 물가 동향과 관련해 "농·축·수산물은 달걀 등의 가격 강세가 당분간 이어지겠으나 채소류 재배 면적이 늘어 상승세는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책 효과를 내지 못한 채 농산물 출하량 증가에 기대는 상황임을 인정한 셈이다.
▶관련 기사 [살 떨리는 물가]결국 출하량 증가에 의존..계란·닭값 다시 '들썩'

한편 한국은행이 지난달 20일 발표한 2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농림수산품이 1월보다 2% 올랐고, 여기서 특히 축산물은 5.7% 뛰었다. 수산물은 1.6%, 농산물은 0.8%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통계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경향을 보인다. 당분간 밥상물가가 떨어지지 않을 여지도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AI 여파에 신학기 수요 증가 등까지 겹치면서 계란·닭고깃값은 다시 고공행진 중이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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