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사드보복 등 실적 적신호…긴급 자금 수혈에 나선듯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코스닥 온라인 게임업체 위메이드 가 카카오 지분 전량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한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게임 및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위메이드의 이 같은 조치가 단순 투자금 회수를 위한 게 아니라고 보고 있다.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글로벌 주 무대였던 중국이 지난달 3일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게임ㆍ영상ㆍ출판 등의 유통을 위한 허가권) 제한조치를 내리면서 앞날이 불투명해진 점 등으로 긴급 자금수혈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위메이드는 2014년과 2015년 각각 315억원, 1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41억원으로 흑자전환하긴 했으나 4분기만 놓고보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도 2015년 1239억원, 지난해엔 73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위메이드는 지난해 5년만에 배당을 실시해 오너 일가의 먹튀 논란이 일었다. 오너이자 창업주인 박관호 의장은 위메이드 지분(47.36%)에 따라 지난해 약 48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지난 한해동안 배당과 보수로 총 70억원을 수령했는데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41억원)의 1.7배다.
반대로 연구개발비는 2015년 367억원에서 지난해 176억원으로 절반 넘게 삭감했다. 현재 위메이드에서 매출 비중의 70%를 차지하는 미르의 전설은 출시된지 17년이 넘은 '올드 게임'이다. 이 외 별다른 흥행작 없이 미르 IP를 재활용하는 방식의 게임 출시에 몰두해 일부 유저들은 '재탕 게임'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수백명의 개발 인력이 이탈하기도 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카카오 지분을 판 목적은 투자금 회수에 따른 것"이라며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으로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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