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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떨리는 물가]'못 먹어도 高' 속절없이 오르는 농·축산물 "대책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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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채소 대부분 평년보다 훨씬 비싸
계란 수요 증가에 소매가 다시 '들썩'
설 전후 1차, 최근 2차 안정화 정책 효과 미미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계란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오종탁 기자)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계란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오종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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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주부 A씨는 대형마트 정육 코너에서 "비싸다"는 말을 저절로 내뱉었다. 소·돼지고기 가격은 설 명절 전보다 떨어지긴커녕 더 올랐다. 높은 닭고깃값도 요지부동이다. 구이·국거리용 소고기와 과일, 이 밖에 생활용품 등을 좀 샀더니 15만원이 훌쩍 넘어갔다. A씨는 계산대에서 점원에게 "3개월 무이자 할부로 해주세요"라고 속삭였다.
부담스런 농·축산물 가격표가 바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관련 당국이 물가 안정화 방안을 수차례 추진해도 뚜렷한 상황 개선은 없는 실정이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한우 등심(100g 1등급·7818원) 소매가는 평년 대비 24% 높다. 한우 갈비(100g 1등급·5169원)는 20.2% 비싸다. 돼지고기 삼겹살(100g 중품·2014원) 가격은 12.1% 높다. 평년 가격은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간 해당 일자의 평균값이다.

계란 가격은 최근 다시 들썩이고 있다. 특란 30개들이 한 판 소매가는 국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잦아들면서 하향 안정세를 이어가다 지난 6일 미국산 계란 수입 중단 방침이 발표되자 다음날(7321원) 22일 만에 반등한 이후 내렸다 올랐다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24일 현재 가격은 7348원으로 평년보다 33% 높은 수준이다.
계란 소매가 인상 요인과 관련, 유통업계는 새 학기를 맞아 초·중·고교 급식이 재개되면서 계란 수요가 증가해 산지 시세가 뛰었다고 설명한다. 미국 내 AI 발생으로 미국산 계란 반입이 전면 금지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축산물품질평가원 데이터를 보면 전국 평균 계란(특란) 10개 산지가는 지난달 16일 이후 1600원대를 유지하다가 신학기가 시작된 뒤인 지난 13일 1700원대로 올라섰다. 이윽고 23일(1811원) 1800원대를 돌파했고 24일 1822원으로 오름세를 이어갔다.

동시에 닭고깃값은 AI 영향의 잠복기에서 벗어나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AI가 전국적으로 퍼지고 지난 1월31일 4890원까지 떨어졌던 도계 1kg 중품 소매가는 2월 들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이달 24일 기준 소매가는 5582원으로 짧은 기간 14% 정도 뛰었다. 설 연휴 뒤부터 닭고기 수요가 회복되고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한 영향이다. 육계 1kg 도매가도 지난달 1일 2666원에서 이달 24일 3301원으로 23.8% 올랐다.

농산물 가격도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24일 기준 상품 배추 1포기 소매가는 3938원으로 평년보다 26.7% 높다. 양배추(1포기 상품·4471원)도 평년 대비 52.7% 비싸다. 마늘(깐마늘 1㎏ 상품·1만328원), 양파(1kg 상품·2457원), 대파(1kg 상품·4038원) 등 양념류 채소 가격은 평년보다 각각 33.3%, 30.1%, 50.5% 높다. 아울러 당근 상품 1kg(4220원) 가격은 73.1%, 무 상품 1개(2081원) 가격은 54.9% 비싸다.
정부가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정부가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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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 설 연휴 뒤에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자 추가 물가 진정책을 가동했다. 배추와 무, 당근, 양배추 등 가격이 오른 채소류에 대해 이달 2~12일 농협 계통 매장에서 할인 행사를 펼쳤다. 정부는 지난 16부터 26일까지도 채소류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봄 채소가 출하하는 다음달 중순 전까지는 배추 2만1000t, 무 2만2000t을 도매시장과 소비지에 집중적으로 공급키로 했다.

할인 행사 전인 지난달 28일 대비 배추는 2%, 무는 8%, 당근은 12%, 양배추는 16% 떨어졌다. 아직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못 된다. 더 큰 문제는 장바구니 물가가 앞으로도 오름세를 이어갈 여지가 많다는 사실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0일 발표한 2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엔 농림수산품이 전월보다 2% 올랐고, 여기서 특히 축산물은 5.7% 뛰었다. 수산물은 1.6%, 농산물은 0.8%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통계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경향을 보인다. 당분간 밥상물가가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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