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문화유산 지킴이 허동화 한국자수박물관장
40년 간 규방문화재 수집 보존
60년 일군 조형작품 특별전시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청년이라고 생각하고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부나 명예에 근접하지 않고 작업을 해왔더니 자유롭고 기쁘기만 하다. 99세가 될 때까지 작심하면 이루어진다는 신념으로 창작활동을 계속 해나가겠다"
허동화 한국자수박물관 관장(91)은 오랫동안 여인들의 숨결이 스며있는 보자기 등 규방문화재의 수집과 보존을 통해 한국의 문화유산을 지켜온 조형작가다.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수집가와 예술가로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천한다. 작가보다는 자수박물관 관장으로 더 유명하다. 40여 년간 꾸준히 수집활동을 해왔고 지금은 보자기, 자수, 다듬잇돌, 화문석, 침장, 의상과 장신구 등 3000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수집뿐 아니다. 허 관장은 1990년대 중반부터 버려진 농기구 또는 가재도구를 수집해 오면서 오브제와 콜라주 작업으로 작가로서도 왕성한 활동량을 보였다. 하남국제환경박람회, 대전한림미술관, 경기도박물관 등에서 초대전을 했다.
평생 수집과 창작을 통해 일군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생의 기운이 넘치는 독창적 예술관은 그만의 특징이다. 허 관장은 특유의 개성과 다양함을 보여주기 위해 수집품으로부터 응용한 아상블라주(Assemblage)와 색천, 종이를 이용한 콜라주, 금속 오브제, 자연재료를 활용한 브로치, 순수 회화작품에 이르기까지 총 500여점을 내놨다.
전시장은 그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1층은 '조형작가 허동화의 오늘'로 꾸몄다. 중앙에는 '그가 어떤 작가인가'를 보여주기 위한 회화 작품 등 대표작을 소개하고, '반달 방'이라 불리는 왼편에는 서정적인 회화와 전통 문살을 이용한 콜라주를 배치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천장 높은 방에는 허동화의 재기가 돋보이는 비단 콜라주와 작은 보석으로 수놓은 브로치 작품을 선보인다. 3층은 예술과 자연이 공존하도록 커다란 통창을 통해 인왕산의 풍경을 끌어들여 생생함을 더한다. 방대한 양의 작품을 통해 그의 작업 열정과 창작의 도전정신을 느낄 수 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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