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장 세종연 실장...고려대 주최 김정은 정권 5년 평가 학술회의에서 주제 발표
외교 안보 통일 분야 민간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통일전략실장은 고려대학교 SSK사업단이 22일 오후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에서 주최하는 '김정은 정권 5년 평가와 전망' 주제 학술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김정은의 리더십 특징과 평가'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김정일은 충성심이 검증된 고위 간부들에 대해서는 사망할 때까지 직책을 보장하는 매우 보수적인 인사 스타일을 보인 반면, 김정은은 자신에 대한 간부들의 태도와 업무수행능력에 따라 간부들의 지위를 수시로 강등시키거나 다시 복권시키는 등 간부들의 지위를 매우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정 실장은 일부 전문가들이 북한군 핵심 파워 엘리트들의 해임을 '숙청'과 동일시하는 데 대해 장관급 인사들 중 숙청된 인물들은 리영호와 현영철 뿐이고 처형된 것은 현영철이 유일한 사례라고 지적했으며,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북한체제의 불안정성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문가 주장에 대해서도 레닌과 스탈린 모두 공포정치로 권력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공포정치가 정권의 불안정성으로 반드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권위주의적이었고 대중과의 관계에서 거의 항상 거리를 유지하려 하고 신비화를 추구한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김일성처럼 매우 대중친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실장은 "김정은의 통치행태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공포정치'나 '애민정치' 등 어느 한 측면만 가지고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김정은이 통치행태에서 얼핏 보기에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측면만 가지고 그의 리더십을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이어 김정일 사망 직후 국내외 다수의 전문가들이 김정은 체제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예상과 반대로 김정은은 대내적으로 최고지도자의 권위를 확립하는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특히 김정은이 현재 김정일 시대에 지나치게 비대해지고 고령화한 북한군 상층부를 축소하고 세대교체로 연소화시키며 인민군 간부들을 훈련강화와 계급강등 등의 조치로 군기를 잡고 있을 뿐 아니라 지속적인 핵과 미사일 개발로 대량살상무기 분야에서 남한에 대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실장은 "그러므로 김정은의 나이 하나와 일부 신중하지 못한 행동만 가지고 그를 '미숙한 지도자'로 성급하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면서 "핵능력 고도화를 추구함으로써 감수할 수밖에 없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부분적인 동요를 북한체제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확대해석하는 것도 부적절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정 실장은 "김정은은 김정일의 선군정치를 계승할 군사 지도자로 키워졌고 북한군을 '싸울 수 있는 군대'로 개혁하고 있으며 향후 수년 내에 수소폭탄과 소형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김정은을 한국의 안보에 매우 '위협적인 군사 지도자'로 보고 북한 ‘급변사태’ 대비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에 더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 내렸다.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