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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소비자 사라진 경계…이통사, 플랫폼 생태계 중심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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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T 사장 "ICT산업에 3년간 11조원 투자", AI전담 조직 신설
황창규 KT 회장 "비통신 분야 매출 30% 넘는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빅데이터 강조…"가정용 IoT 시장 1등 도전"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개최 1주일을 앞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의 주제는 '모바일 그 다음 요소(Mobile, The Next Element)'다. 작년엔 '모바일이 전부(Mobile is everything)'였으니 상전벽해 수준으로 주제가 전환된 것이다. 그만큼 이동통신업계는 차세대 먹거리 발굴이 절실하다. 국내 이동통신사 최고경영자(CEO)들의 마음도 한결같이 급하다. 우선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점을 앞다퉈 강조하고 있다. 언제까지고 전화기만 붙들고 있을 수가 없다는 글로벌 트렌드와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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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그런 얘기를 반복하는 원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주력사업인 무선매출은 SK텔레콤이 전년 대비 1.6% 줄었다. KT는 0.6% 늘었다. LG유플러스는 2.1% 증가에 그쳤다. 가입자는 각각 97만명, 85만명, 54만명이 늘었을 뿐이다. 4G급 고속 성장의 시대가 끝났음을 보여준다. 사실 유ㆍ무선시장의 포화는 예견된 일이다. LTE보급률은 지난해 4분기 기준 SK텔레콤 71.2%, KT 75.5%, LG유플러스 87.8%다.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는 환경인 셈이다. 그 답은 '플랫폼'으로 모아진다. 국내·외 트렌드와 함께 또 걸림돌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플랫폼 사업자. 이통 3사 수장들의 공통 관심사는 결국 이 단어로 수렴된다.
플랫폼 사업이란 무한대의 공급자와 무한대의 수요자의 중간에서 거래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자가 되는 열린 시장이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커넥티드카 등은 대표적인 미래형 플랫폼으로 꼽힌다. 거대사업자가 일방향으로 서비스하는 형태의 산업생태계는 수명이 다해간다. 대신 모든 재화와 가치, 서비스가 플랫폼이라는 허브를 통해 교환된다.

이통사들은 정보기술(IT)을 매개로 모든 참여자가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가치와 혜택을 창출할 수 있다는 개념에 기초해 변화를 끌어내려고 한다. 이통사의 유무선 사업이 베이스다. 그러면서도 21세기의 시대적 흐름에 걸맞게 쌍방향적인 형태를 지향한다. 소비자는 데이터를 제공하고, 사업자는 데이터를 가공한다. 소비자가 데이터를 가공할 수도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사라진 셈이다. IT를 매개로 이뤄지는 상생의 생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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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지향= 박정호 SKT 사장이 플랫폼 생태계의 중심에 서려는 의지는 강력하다. 박 사장은 새해 들어 "AI, IoT, 5G 통신 등 미래 ICT 산업 생태계 구축에 향후 3년간 1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선포했다. 특히 AI, 자율주행, IoT 등을 '뉴 ICT 생태계'의 핵심으로 보고 5억원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AI를 전담할 별도 조직 'T브레인'도 신설했다. 박 사장은 이미 내수를 넘어 글로벌 인공지능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출시한 인공지능 비서 '누구'를 SK㈜ C&C의 IBM왓슨 기반 AI플랫폼 '에이브릴'과 결합해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새로운 AI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SK텔레콤은 자사 고객들만 사용할 수 있었던 국내 1위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 '티맵(T map)'을 무료로 개방했다. 누구나 이용하는 '티맵의 플랫폼화'를 통해 IoT 플랫폼은 물론, 커넥티드카 사업에서의 도약을 위한 복선을 깔아둔 것으로 분석된다.

올 초엔 '플랫폼 사업부문'도 신설했다. 이 조직은 플랫폼 서비스의 기획·개발·기술·인프라에 필요한 모든 기술과 서비스를 지원한다. 데이터 중심의 차별적인 상품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데이터 사이언스 추진단'도 만들었다. 또 IoT사업부문 산하에 '글로벌 사업본부', 전략기획부문 산하에 '글로벌 얼라이언스실', 전략기획부문 산하에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실을 신설해 새 판을 짜기 위한 조직을 갖출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이달 말 열리는 '2017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메인 전시홀이라고 할 수 있는 제3전시장(홀3)에 단독 전시관을 차린다. 전시관 면적은 지난해와 동일한 650㎡ 규모로 AI와 5G 네트워크 기술, IoT, 사물통신(M2M), VR 기술과 제품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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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지능형 네트워크 플랫폼 만든다= '황의 법칙'이라는 반도체 업계의 전설을 만들어낸 황창규 KT 회장은 아예 비통신사업자로의 변신을 선언하며 선도기업이 되겠다는 야망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황 회장은 3일 '2017신년 전략워크숍' 자리에서 "2020년에는 플랫폼, 글로벌 등 비통신분야의 매출 비중이 20~30%에 달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할 것"이라며 "빠른 속도로 변하는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전통적인 의미의 통신 사업자에서 지능형 네트워크 기반의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래 핵심사업 5대 플랫폼으로는 미디어, 스마트에너지, 기업·공공가치 향상, 금융거래, 재난·안전분야를 꼽고, 비통신 분야 매출비중이 최대 30% 달하는 미래형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최근 신설한 'AI 테크 센터'는 이런 전략의 출발 선상에 있다. AI 테크 센터는 KT 부서에 산재했던 AI 관련 기능을 통합해 AI 사업모델 개발 및 서비스 상용화를 담당한다.

황 KT 회장 역시 MWC에 참석해 '모바일, 그 다음 요소(Mobile, The Next Element)'라는 주제로 2년 만에 기조연설을 한다. 이 자리에서 5G, 빅데이터, AI, VR 등 미래 ICT 기술의 미래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지난달 출시한 AI TV 셋톱박스 '기가 지니'를 미디어 분야와 적극적으로 융합한다는 계획이다. 음성인식 외에 TV 모니터를 활용해 '음성과 시각 정보 동시 제공'을 표방한 기가 지니는 가정용 IoT인 스마트홈을 비롯해, 주문형 콘텐츠 소비에 쓸모가 많을 것으로 KT는 보고 있다.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기반 IoT 서비스 확산에도 본격 나선다. KT는 1일 콘퍼러스콜을 통해 "올해 상반기 내 소물인터넷 전용요금제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오는 4월 NB-IoT를 상용화하고 곧이어 전국망 설치를 완료한다. 아울러 KT는 향후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스마트 에너지와 보안 사업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KT는 전기차 인프라 확산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 한국전력 등과 공동 출자해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 빅데이터와 AI·IoT의 플랫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 2017'에 참석해 글로벌 통신기업과 IoT, AI 등 ICT 주요 부스를 둘러보며 기술 현황과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LG유플러스도 최근 AI 전담 태스크포스(TF)도 꾸렸다. 권 부회장은 "확실시되는 신사업 중의 하나가 AI와 빅데이터"라고 말한 바 있다. AI TF는 AI 서비스·플랫폼·디바이스 등으로 분야를 나누고 각각의 분야에 특화된 전문인력을 확보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취임 후 꾸준히 빅데이터를 강조해왔다. 그는 "회사가 가진 역량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빅데이터로, 통신사는 엄청난 빅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며 "이를 잘 분석하고 가공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이를 위해 지난해 빅데이터 분석팀, 데이터 판매 등 외부사업 기획팀, 플랫폼 구축·운영팀을 만들었다. 올해는 새로운 팀을 추가해 이를 '빅데이터 센터'로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가 가장 자신감을 보이는 분야는 가정용(홈) IoT시장이다. 2014년 7월 홈 IoT 서비스를 상용화한 LG유플러스는 올해 100만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IPTV와 모바일 TV 서비스인 'U+ 비디오 포털' 등 미디어 사업을 강화하고 상반기에는 IoT와 연계된 음성인식 AI 서비스를 출시하며 관련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권 부회장은 CES에서 "IoT와 IPTV시장에서 1등을 해보겠다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고도 밝혔다. 또 고속 이동통신 네트워크와 자율주행 기술이 연결된 커넥티드카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권 부회장은 당시 커넥티드카 관련 해외기업 2곳과 미팅을 했고, 5G기술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공언했다.

LG유플러스는 쌍용차, 인도 마힌드라와 커넥티드카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들 3사는 차량에 LTE 통신 모뎀을 내장해 운전자에게 안전·보안 및 인포테인먼트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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