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필리핀 아동 후원…18일 한국컴패션 어린이센터 조기 졸업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어떤 그릇이 될지 모르는 아이들인데 장애가 있다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그 꿈이 박탈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 우진이에겐 발달장애가 있고 필리핀에 사는 레오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요. 이 아이들을 교육을 통해 잘 보살피면 대통령이 될 수도 있고 인류에 큰 공헌을 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도 있는 것이죠."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국컴패션 사옥에서 만난 이옥주씨는 발달장애를 가진 우진씨를 키우면서 11년간 레오를 후원해왔다. 2004년 컴패션 어린이센터에 등록돼 후원을 받았던 레오는 양육 프로그램을 잘 마쳐 수료 예정일 보다 앞서 18일 어린이센터 졸업식을 하게 된다.
이씨에겐 사연 있는 아이들의 얘기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우연히 한국컴패션을 알게 된 이씨는 아들 우진의 이름으로 후원을 시작했다.
이씨의 또 다른 직함은 사회적 협동조합 '드림위드앙상블'의 이사장이다. 드림위드앙상블은 국내 최초 발달장애 전문 연주자 직업 모델이다. 6명의 아이들이 2년간 100회 이상 연주를 할 만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씨는 "장애 아이를 가진 부모의 걱정은 아이들의 미래가 보장 돼 있지 않다는 점"이라면서 "일을 한다고 해도 단순 노무직이나 1년 계약직이라서 지속적인 일자리를 찾기가 힘들고 학교를 졸업하면 갈 곳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우진씨의 꿈은 뉴욕 카네기홀에서 연주를 하는 것이다. 모두가 말이 안 된다고 할 지라도 이씨는 그 꿈을 믿어 볼 작정이다. 이씨는 "처음에 우진이에게 클라리넷을 가르칠 때 남들이 미친 짓이다 손가락질해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이겨냈다"면서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을 그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아이의 한계를 규정짓지 않고 한 가지를 파고드는 발달장애 아이의 장애 특성을 장점으로 만들어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