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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人]정몽규·이부진, 면세점 한파 뚫었다…신규 '첫 흑자'

최종수정 2017.02.09 11:04 기사입력 2017.02.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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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 영업 1년만에 흑자전환
시내면세점 가운데 처음으로 손익분기점 넘어
정몽규·이부진의 조용한 물 밑 경영 성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오른쪽)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오른쪽)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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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삼성과 범(凡)현대, 두 가문의 '깜짝 합작'이 시장의 한파를 뚫었다. 선대의 인연으로 손을 잡아 HDC신라면세점 법인을 설립, 1년 만의 흑자전환으로 경영능력을 검증받게 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얘기다.

HDC신라면세점 설립은 정 회장의 부친 고(故)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 이 사장의 부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이 회장이 1999년 미국 휴스턴 암센터에 입원했을 당시 정 명예회장이 같은 병원에 머무른 것을 계기로 두 집안은 왕래를 시작했다. 정 명예회장이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이 회장이 정 명예회장의 빈소를 직접 찾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2015년 4월, 15년 만에 나온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유통 대기업 간 공방이 시작됐던 당시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의 합작법인 설립 발표는 시장을 놀라게 했다. 지분을 절반씩 공동투자하고 현대산업개발의 용산 아이파크몰에 호텔신라의 30년 면세 노하우를 이식한다는 전략이었다.

양가의 장남, 장녀의 만남은 신선했지만 경쟁력을 잃었다고 평가받던 용산 상권을 되살려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심의 시선을 받았다. HDC신라는 특허권을 따내며 승전고를 울렸지만 이듬해 또 발급된 시내면세점 특허로 영업 경쟁이 치열해지고, 한중(韓中) 간 정치경색으로 위기감이 커지면서 시장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그 결과 2015년 이후 오픈한 서울 시내면세점들은 지난해까지 모두 수백억 원대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올해 1월, HDC신라면세점 오픈(2015년 12월24일) 1년여 만의 흑자전환은 그래서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지난 한 해 209억원의 적자를 냈던 용산 매장은 올해 1월 1억2500만원의 영업이익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서울 신규 시내면세점 가운데 첫 흑자다.
시장에서는 정 회장과 이 사장의 전략적 판단, 일선 조직의 노하우, 그리고 실적 정상화에 대한 절실함이 맞물려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합작 단계부터 두 사람은 몸을 낮추며 전문경영인에게 특허 획득의 공을 돌리면서도 조용히 현장을 점검하고, 브랜드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간담회 자리에서도 가급적 말을 아꼈다. "주인공은 제가 아니다"는 얘기도 종종 했다.

언론 앞에 잘 서지 않던 정 회장은 주기적으로 면세점 매장을 둘러보며 직원들을 격려했고, 이 사장은 명품 브랜드 유치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력투구했다. 올해 상반기 루이뷔통 매장이 문을 열면 신규면세점 가운데 처음으로 '빅3(루이뷔통ㆍ샤넬ㆍ에르메스)' 입점의 성과를 거두게 된다.

관건은 앞으로의 실적이다. 중국 정부가 단체관광객 축소와 쇼핑 횟수 제한 등을 지시하며 물리적 압박을 하고 있는 데다 서울 시내면세점 수는 올 연말 13개로 늘어난다. 흑자전환을 신호탄으로 꾸준한 실적개선이 수반돼야 한다. 두 오너일가의 물밑 경영이 기대되는 이유다. 빈 수레는 요란하게 들썩이고, 꽉 찬 수레는 묵직하게 제 갈 길을 간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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