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스마트폰 관리 앱 강제 설치…90%가 부정적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청소년들을 유해정보로부터 차단한다는 명목으로 사용되는 청소년 스마트폰 관리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절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사단법인 오픈넷은 지난 12월 29일부터 1월 8일까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 56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분석해 이 같이 밝혔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과 그 시행령은 전기통신사업자가 청소년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유해정보를 차단할 수 있는 앱을 제공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이동통신사는 가입자들에게 'T청소년유해차단'(SK텔레콤), '올레 자녀폰 안심'(KT), 'U+ 자녀폰지킴이'(LG유플러스) 등의 이름으로 유해물 차단앱을 제공하고 있다.
청소년의 스마트폰에 관리앱을 강제로 설치하는 방식에 대해 물어본 결과, 강제 설치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12.6%에 그쳤다. 나머지는 '설치 자체를 반대한다(38.7%)', '청소년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31.9%)', '부모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16.8%)' 등으로 대답했다.
청소년 스마트폰 관리앱의 주요 목표는 유해정보 차단이지만, 오픈넷의 설문조사 응답자들이 청소년 스마트폰 이용과 관련하여 가장 우려한 것은 유해정보가 아니라 스마트폰 중독 현상이었다. 응답자 중 31.4%가 중독 현상을 걱정했으며, 친구들 간의 괴롭힘에 사용될 가능성(27.1%)이 그 뒤를 이었다. 유해정보(18.3%)는 세 번째에 그쳤다.
응답자를 자녀가 있는 사람으로만 한정하였을 때도 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여전히 중독 현상(47.0%)이었으며, 유해정보(22.0%)는 2위였다.
관리앱의 효과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응답자 59.6%는 효과가 전혀 없거나 별로 없다고 답했으며, 매우 효과적이거나 약간 효과적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16.7%에 불과했다. 심지어 자녀의 스마트폰에 관리앱을 설치한 응답자(62명) 중에서도 그 효과에 대해 어느 정도 이상 신뢰하는 사람은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51.6%)에 불과했다.
오픈넷 관계자는 "해당 설문조사는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것이긴 하지만, 부모와 청소년을 포함한 이용자 대다수가 감시앱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며 "부모의 교육권과 자녀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스마트폰 감시법은 폐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오픈넷은 스마트폰 감시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해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이며,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출한 관련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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