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시노펙 합작사…연간 250만t 석유화학제품 생산
가동 1년 만에 흑자…체계적 공장운영·안전·환경 덕분
SK 임직원들 헌신·솔선수범도 인정받아
"융합하는 과정에서 큰 노력…따뜻한 기업 만들 것"
[우한(중국)=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냉각된 한중 관계 속에서도 매년 흑자를 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SK그룹과 중국 국영 석유사 시노펙이 합작해 설립한 '중한석화(中韓石化)'다. 중국의 중심부에 위치한 이 기업은 후베이성(湖北) 성도 우한(武漢)에 있는 유일한 석유화학 합작사로 SK그룹의 핵심 전략인 '차이나 인사이더'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 우한 석유화학공단 내 위치한 중한석화 공장에 들어서자 하늘색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이 건물에서 쏟아져나오고 있었다. 직원들은 점심을 먹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직원들의 하늘색 작업복에 새겨진 '시노펙-SK' 빨간색 로고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2시간의 점심시간 동안 직원들은 공장 한 켠에 마련된 코트에서 농구를 즐겼다.
중한석화는 시노펙과 SK종합화학이 65대 35의 비율로 2013년 10월 설립된 초대형 한중 석유화학 합작사다. NCC(납사분해시설)을 통해 연산 에틸렌 80만t, 폴리에틸렌(PE) 60만t 등 250만t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출범 1년 만에 흑자를 냈고 2015년에는 전년도 영업이익의 3배를 뛰어넘는 4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두달 간 정기보수에 들어간 지난해에도 세전이익 기준 3614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정훈 부총경리는 "올해 역시 22억위안(한화 약 4000억원) 수준의 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한석화가 처음부터 환영받았던 것은 아니다. 중국 정부에서도, SK 내부에서도 반대가 심했지만 최태원 회장은 끈질기게 이들을 설득했고 7년 간 공을 들인 끝에 합작사 설립을 성사시켰다. 최 회장은 2015년 8월 경영 복귀 후 첫 해외 출장지로 중한석화를 선택할 만큼 큰 애정을 쏟고 있다.
통상 유화공장이 가동 후 3~4년이 지나야 흑자를 내는 것과 달리 중한석화는 가동 1년 만에 빠르게 안정됐다. 첸한화 당군공작부 부장은 그 비결로 SK의 체계적인 공장운영 능력을 꼽는다. 중한석화의 직원수는 1000명에 불과하다. 당초 시노펙에선 1만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SK에선 600~700명을 예상했다. 그만큼 숙련도에 차이가 컸다. 그는 "SK는 공장을 운영해온 경험이 풍부하다"며 "2~3년 동안 많은 직원들이 SK 본사와 울산공장으로 가서 선진화된 기술을 배웠다"고 말했다. 현재 중한석화의 1인당 생산률은 시노펙 15개 계열사 중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중한석화는 SK가 40년 간 축적한 안전ㆍ환경ㆍ보건(SHE) 노하우도 벤치마킹했다. SK는 필요할 때마다 인력을 파견해 빠른 적응을 도왔다. 2013년 시운전 당시에는 울산공장의 숙련공 50여명이, 지난해 정기보수 때는 20여명이 파견됐다. 이는 무사고로 이어져 중한석화는 상업가동 후 첫 정기보수임에도 안전하게 작업을 끝냈다. 이정훈 부총경리는 "지난해에는 최태원 회장의 요청으로 안전환경부문도 신설됐다"며 "안전은 중한석화의 0순위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를 반영하듯 행정동 1층에는 '안전생산 뉴 스타트 뉴 희망'이라는 글귀에 임직원들의 서명이 가득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환경 역시 안전 못지 않게 중요하다. 폐수가 근처에 있는 장강(양쯔강)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하수처리를 엄격하게 하다보니 하수처리장에서 키우는 잉어는 우한 내 관광명소가 됐다.
SK에서 파견된 임직원들의 헌신과 솔선수범도 시노펙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현재 중한석화에는 부총괄ㆍ재무ㆍ기술관리ㆍ안전환경 부문에서 총 4명의 임원이 일하고 있다. 첸한화 부장은 "SK 고위급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업무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 의욕적으로 일하는 모습, 주도적으로 행사에 참여하고 언어 등을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모습 모두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20일에는 공장 준공 후 처음으로 송년회를 열었다. 첸한화 부장은 "서로 융합하는 과정에서 노력들이 많았다"며 "국가 뿐 아니라 중국 내 지역차이, 문화배경도 다 다른데 이를 모두 인정하고 따뜻한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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