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왼쪽)이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고용노동부 장관 초청 30대 그룹 CEO 간담회'에서 이기권 고용부 장관 옆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최근 기업경영의 어려움을 설명하면서 "뭘 안 주면 안 줬다고 패고 주면 줬다고 패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중간에서 어떻게 할 수 없어 참담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문호남 기자)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영장기각 이후 경제단체 가운데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가장 주목을 받았으며 대한상공화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에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번 사건에서 침묵을 일관해 가장 안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단체들은 지난 16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일제히 불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논평을 냈다. 대한상의와 무역협회는 임원 명의의 코멘트를 냈다. 반면에 경총은 성명을 내고 "범죄혐의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속수사는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며 "더욱이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면 불구속 수사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여성경제인협회 등 15개 협회로 구성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재벌을 개혁하고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를 청산해야 한다"면서도 "경제ㆍ사회적 피해를 고려해 신속하고 최소한의 범위에서 기업인들을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배 경총 상임부회장은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날인 18일 오전에는 고용노동부와 경총이 개최한 30대 그룹 최고경영자 간담회에 참석해 "여러 가지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도 어렵다. 뭘 안 주면 안 줬다고 패고 주면 줬다고 패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중간에서 어떻게 할 수 없어 참담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언론에 사전에 배포한 인사말에는 없던 내용을 행사 직전에 포함시킨 것이다.
경총은 또한 이 부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지난 18일 오후께 언론에 기각시와 인용시의 결과에 따른 논평을 미리 배포하고 19일 오전 5시께 기각결정이 되자 곧바로 기각 관련 논평을 다시 내보냈다.
전경련은 허창수 회장과 이승철 부회장이 내달 동반사퇴할 예정이며 후임 회장 인선과 전경련 쇄신안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회원사들의 이탈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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