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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문건 유출 대통령 포괄적 지시”…최순실 사익추구 한탄한 정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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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문건 유출 대통령 포괄적 지시”…최순실 사익추구 한탄한 정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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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청와대 비서관 헌재 7차 변론 증인 출석
“대통령도 차명폰 사용”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문제원 기자] 헌법재판소에서 19일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는 탄핵소추 주요 사유인 청와대 문건유출 경위와 ‘비선실세’의 인사 개입,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배경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이날 오후 2시에 증인으로 출석해 오후 8시33분까지 6시간 33분 동안 한 차례도 자리를 뜨지 않은 채 증언을 이어갔다. 재판부도 이 시간동안 한 번도 휴정하지 않은 채 탄핵심판을 진행했다.

국회 소추위원 측의 신문과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반대신문 이후 재판관 신문에서 정 전 비서관은 주요 탄핵소추 사유에 대한 무게 있는 발언을 했다.

이날 정 전 비서관은 청와대 문건 유출에 대해 박 대통령이 포괄적으로 지시했고, 최씨에게 연설문, 말씀자료는 물론 정부 인선 자료, 각종 이권 자료 등도 넘겼다고 진술했다.
정 전 비서관은 끝까지 박 대통령을 두둔했지만 최순실씨에 대해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고 나서 너무 참담하다”며 “우리는 최씨도 당연히 그런(도덕적인) 삶을 산다고 생각했다”고 최씨에 대한 배신감을 드러냈다.

정 전 비서관이 말한 ‘우리’는 박 대통령을 보좌했던 본인과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을 뜻한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이 부패에 대해 결벽증을 가져서 우리도 절제된 삶을 살았는데 말도 안되는 곳에서 구멍이 나 이런 사태까지 왔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는 대외적으로는 없는 사람”이라며 "이 사람(최순실)은 존재하지 않고 아무도 모르게 도와주는 사람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이 상황까지 오게 된 게 밖으로 등장하면서 일이 꼬였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의 이 같은 발언은 ‘최씨의 국정농단을 대통령은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긋는 기존의 태도와 일맥상통하지만 대통령의 포괄적 지시로 연설문, 말씀자료는 물론 국가 기밀서류까지 최씨에게 수시로 넘겼다는 점에서 모순된다.

증인신문을 진행하던 국회 소추위원 측 대리인은 "증인이 말한 게 결국 '비선실세'"라고 꼬집었다.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가 “최씨를 실세라고 인정하냐”고 묻자 “뒤에서 조용히 대통령을 돕는 사람이기 때문에 비선실세일 수가 없다”면서도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을 보면 비선실세처럼 활동한 것이고, 비선실세처럼 활동한 것은 상상도 못했다”며 탄식했다.

다음은 헌재 재판관 신문과 정 전 비서관의 주요 진술 내용.

-최순실씨에게 마지막으로 청와대 자료를 보내준 게 언제인가.

▲지난해 초, 중반 정도다.

-지난해 2~4월에 걸쳐 스포츠클럽 전면개편 협력방안, 로잔을 국제스포츠협력 거점으로 한다는 서류들이 간 것으로 돼 있는데.

▲그렇다.

-대통령이 맨 처음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때 피청구인(박 대통령)은 보좌진 완부 후에는 최씨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했는데 결국 여러 문건이 넘어갔다는 얘기가 된다.

▲최씨한테 알려준 건데 어떤 용도로 쓰기 위해 요구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문화·스포츠 이런 쪽인데 굳이 안 보낼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정부 인사자료를 왜 최씨에게 보내줬나. 조직에서 뛰어넘을 수 없는 서열이 있었던 것 아닌가.

▲(최씨가) 대통령을 뒤에서 돕는 사람으로서 남들보다 먼저 알도록 보고한 것이다.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특정해서 최씨에게 자료를 보내라고 지시하지는 않았지만 문건이 나가면 안된다는 것을 증인이 알면서도 최씨의 의견을 듣는 게 중요하게 판단돼서 자료를 보낸 것인가.

▲최씨에게서 문건이 외부로 나간다는 건 상상 못했고, 대선 때부터 의견 듣고 상의했기 때문에 취임 이후에도 연장선상에서 그렇게 한 것이다. 외부 유출되면 안되지만 이 경우는 그렇게 생각 안했다.

-국정원장, 감사원장, 국가인권위원장 후보가 단수로 대통령에게 보고 올라간 문건이 최씨에게도 보내졌는데.

▲그건 발표할 내용이었다. 최종 검증 거치고 마지막으로 대통령이 불러주신 명단이다. 제가 정리한 것인데 최씨한테 준 것이다.

-최종 정리된 인선 내용이 (최씨에게 문건이 전달된 이후) 마지막에 바뀌었다.

▲일부는 검증 상에서 곤란한 게 있어서 마지막에 바뀌었다.

-단수로 최종 정리된 것인데 어떻게 바뀔 수 있나.

▲대통령의 판단이 바뀌면 하루전날 마지막에 바뀌기도 한다.

-최씨는 언제까지 청와대에 출입했나.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보도(2014년 11월부터 2015년 초) 이후 청와대 출입을 거의 안했다.

-최씨에게 어느 시기 문건을 유출했나.

▲2013년 유출이 제일 왕성했고, 2014년에 좀 줄었다가 정윤회 문건 보도 이후 거의 안했는데 완전히 안한 건 아니고, 준 것은 있는데 빈도는 현저히 줄어서 많지 않다.

-대통령도 차명폰을 쓴다고 했는데 종전에는 야당 생활하셨고 정치 활동 중에는 이해된다. 그런대 대통령 당선 후 청와대에서 생활하는데 누가 대통령을 사찰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나. 예컨대 도·감청을 우려한 건가.

▲사찰이나 도·감청 개념보다도 북한도 있을 수 있고 여러 우려 있을 수 있다.

-북한이 도·감청할 정도로 업무폰 보안이 허술한가. 대통령을 모시는 분들이 차명폰 많이 쓴 게 이상하다.

▲정보기관의 사찰에 대한 우려라기보다는 보안 부분에 있어서 좀 더 안전하게 하기 위해 관성적으로 그랬던 것 같다.

-증인이 대통령과 통화할 때 업무폰, 차명폰 둘 다 사용했나.
▲차명폰을 더 많이 사용했다.

-차명폰 요금은 청와대 예산으로 낼 수 없을텐데, 누가 내나.
▲저희(문고리 3인방)가 낸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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