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체육특기자의 입시는 끊임없이 각종 비리로 얼룩져 왔다. 체육특기자 제도가 바로 입시비리의 온상이 되어 온 것이다. 체육특기자 제도는 체육에 특별한 소질을지닌 엘리트 스포츠선수를 우대하기 위해 대학 입학의 특혜를 주는 제도이다. 따라서 선수들은 '공부는 못해도 운동만 잘하면 된다'는 의식 하에 운동에만 매달리게 됐다. 더욱이 이 제도는 수많은 입시비리를 양산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왜냐하면 다수의 평가관이 검토하는 체육과의 일반전형과 달리 체육특기자 특별전형은 교수나 감독 등 소수의 인원들만이 특기자 선발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객관적인 점수가 아닌 서류와 면접 등 주관적 평가 요소의 비중이 매우 높아서 정유라처럼 권력이 개입된 비리유형부터 금품수수를 통한 입시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울산의 한 대학 축구감독이 고교 감독으로부터 총 1억2000만원, 학부모로부터 총 69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학생을 입학시킨 혐의로 기소 당했고, 지난해에도 서울 한 사립대 야구부 감독이 학부모의 청탁과 함께 2000만원을 받아 문제가 됐는데,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타이거 우즈는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했다가 골프와 수업을 동시에 소화하기 어려워 대학을 중퇴한 것을 보아도 미국대학에서는 선수라고 해도 수업면제 혜택을 주지 않고 엄격히 학사관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 LPGA에서 일 년 내내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여자골프선수들은 대부분 대학생이거나 졸업생들이다.
이제는 정유라 때문이 아니라도 체육특기생들에 대한 입시비리 근절과 교육의 정상화를 이뤄야 할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감히 체육특기자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비리도 없애고 교육정상화를 이루는 방법이다. 더 이상 프로선수가 대학 졸업장이 있다고 해서 몸값이 올라가거나 더 존경받는 시대도 아니지 않는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체육특기자 제도를 없앤다고 해서 혹시나 대한민국의 올림픽 금메달 수가 줄어든다 해도 이제는 우리 국민들도 깨끗한 대한민국을 위해 그 정도의 대가는 감내할 수 있을 만큼 성숙되었음을 평화로운 촛불시위가 보여주고 있다.
김지홍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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