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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코리아]'1코노미'·'가성비' 뉴노멀의 시대…유통업계 일대혁신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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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CJ 최순실 사태 등 불황속 기업 안팎 치명타
정경유착 고리 끊고 환골탈태 절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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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유통업계 맏형 롯데와 CJ는 지난해 혹독한 한해를 보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에 깊숙이 개입되면서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유통기업의 생명인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롯데는 2015년 ‘형제의 난’ 후폭풍으로 검찰수사를 받은데 이어, 최순실 사태로 또 다시 검찰 수사를 받은 수모를 겪었다. CJ도 이재현 회장의 구속 이후 고난의 시기를 겪던 와중에 지난해 청와대의 이미경 CJ E&M 부회장의 퇴진 강요와 K컬쳐밸리 의혹 등 최순실 게이트로 또 다시 곤혹을 치렀다.

◆유통 옥죄는 규제, 정경유착의 고리 = 유통 대기업이 정권의 외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사업과 관련한 인허가를 정부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업은 소비자의 안전과 권리 보호가 정책의 최우선 기조이기 때문에 제조시설부터 판매까지 이중삼중의 깐깐한 규제가 적용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통업계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면세점이다. 롯데가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낳은 면세점 특허권은 2013년 관세법 개정 이후 5년마다 경쟁입찰을 통해 사업권을 쟁취해야 한다. 종전에는 10년마다 재승인을 받는 방식이었다. 소득이 높아진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로 쏟아지면서 면세점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들이 늘어났고, 정부가 특허권 남발로 보조를 맞추면서 면세시장은 매년 전쟁터가 되고 있다. 그 결과, 신규 면세점으로 지정된 기업이나 고배를 마신 기업모두 로비특혜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5년 시한부 면세 사업권은 경영 리스크도 있지만, 고용 측면에서도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유통채널은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 등의 규제로 몸살을 앓아왔다. 2012년 주2회 의무휴무를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이후 동반성장과 전통상권 보호 등의 명목을 내세운 각종 규제로 인해 이들 채널의 성장세는 이미 급격히 꺾인 상황이다. 홈쇼핑 업태의 경우에도 5년마다 특허가 갱신되는 구조여서 살얼음판을 걷기는 마찬가지다. 이같은 규제는 정권에 괘씸죄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기업들이 보험용으로 지갑을 여는 행태를 반복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올해 이같은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최순실 사태로 인해 악화된 반기업 정서를 등에 업은 정치권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월4회로 확대하고 백화점과 면세점에도 적용하는 법안을 추진중이다. 대형마트나 쇼핑몰의 출점을 할 때는 해당 지역뿐 아니라 인근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와도 의무적으로 협의하는 법안도 논의 중이다. 롯데의 경우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를 건립하면서 1000억원을 넘게 투자해 송파대로 지하에 대규모 버스환승센터를 지었다. 쇼핑몰이 들어설 경우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활동이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최순실 사태가 끝나면 한시름 놓고 사업에 집중해야 하지만 국회에 경제민주화 법안이 산적했고, 올해 대선 공약으로 수면으로 떠올라 앞으로가 더욱 캄캄하다”면서 “기업들의 기를 살려주면서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인데 기업을 규제만하려고 하는 현상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

CJ그룹 이재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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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환골탈퇴 원년 = 유통기업들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스스로 끊기 위해선 그동안 성장시대 경영전략에서 장기 저성장 시기인 ‘뉴노멀' 시대 전략으로 갈아타야 한다고 제안한다. 경제가 급성장하는 시기에는 정부 주도의 사업이 대부분인 정부 사업에 보조를 맞출수 있지만 소비가 위축되고 객단가(1인당 구매비용)도 낮아지는 뉴노멀 시대에는 과거의 기준이 더 이상 관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들은 과거를 잊고, 뉴노멀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자세로 전환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면서 “유통업의 경우 새로운 서비스 혁신을 통해 지친 기성세대와 비전이 없는 젊이이들을 위한 힐링 서비스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유통기업들은 올해를 혁신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롯데의 경우 지난해 검찰 수사 이후 신동빈 회장이 직접 ‘뉴롯데’로 거듭나겠다고 천명했다. 신 회장이 발표한 혁신안에선 그룹의 도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준법경영위 신설과 지배구조 개선과 호텔롯데 상장 등이 담겼다. 올해부터는 질정성장의 바로미터인 여성인력 양성을 위해 육아휴직 기간을 2년으로 확대하고, 남성직원의 육아휴직도 의무적으로 시행된다. CJ도 이미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기 위한 첫 작업으로 그룹 비전인 ‘그레이트 CJ’를 내걸었다. 업계에선 이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올해 기점으로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기업 혁신을 위해선 오너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롯데 경영권 분쟁 이후 꾸려진 롯데 기업문화혁신위에 참여한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 교수는 "회장이 기업문화개선에 강력한 의지가 있다는 것을 내외부에 알리는 것과 기업문화 개선을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담당조직의 역할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그룹이 추구하는 문화에 맞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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