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조선시장, 정부정책 실패한 해운업
중국과 일본 철강기업들처럼 체질개선 필요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세계 최초 FLNG가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주에서 180Km 떨어진 카노윗 해상 가스전에서 첫 LNG 생산에 성공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지난해 세계 철강업계를 '들었다 놓았던' 뉴스는 단연 중국 최고 경쟁력을 갖춘 '바오산철강'과 중국 국유 철강사인 '우한철강'의 합병 소식이었다. 합병계획 발표(6월)부터 합병완료(9월)까지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돼 '바오우철강' 그룹으로 재탄생했다. 바오우철강은 순식간에 연간 6100만t의 철강을 생산하는 세계 2위 업체가 됐다. 세계 1위인 아르셀로미탈의 지난해 생산량은 9808만t. 바오우 철강의 생산량은 여기엔 훨씬 못 미치지만, 직전의 2위인 중국 허베이철강(4775만t)과 3위인 일본 NSSMC(4637만t), 4위인 포스코(4197만t)는 각각 한 단계씩 밀려났다.
철강업계의 '빅뱅'은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조선ㆍ해운업계가 앞으로 가야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철강제품 공급이 줄어들고, 제품의 원재료인 철광석ㆍ원료탄 가격이 폭등하면서 제품 가격은 고공행진하기 시작했다. 바닥을 기던 중국 철강사들의 영업이익이 급증했고,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수익성도 나아졌다. 공급과잉 시대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하루 빨리 사업 재편을 통해 몸집을 줄이고 체질을 강화하는 것임을 증명한 사례다.
이은창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 연구원은 "한국의 우수한 인력이 세계 최고의 조선산업을 만든 것처럼, 이를 지속하려면 일본이나 중국 조선소처럼 합종연횡 전략을 펴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은 고부가 선박인 LNG운반선 건조에 대응하기 위해 미쓰비시중공업과 이마바리조선이 LNG선 설계와 수주를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해운은 오히려 정부가 헛발질해서 구조조정에 실패한 사례다. 국내 1위, 세계 7위인 한진해운이 지난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사실상 청산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대책이 있다던 정부의 말과 달리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은 화물대란과 수출대란을 일으켰다. 현대상선은 팔 수 있는 자산은 다 팔면서 결국 현대그룹을 떠나 산업은행의 품으로 갔지만, 글로벌 해운동맹에서 과거와 같은 지위를 얻지 못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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