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AI의 만남은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쉽게 AI를 소개할 수 있고, 또 확산 및 보급도 용이하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정에서 쉽게 접하는 TV가 AI 확산의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30년 이상 TV와 단짝을 이룬 리모콘이 앞으로 사라지고 그 자리를 AI가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용자는 리모콘 대신 음성으로 IPTV의 채널을 바꾸고, 동영상 콘텐츠를 검색할 수 있다.
예컨대 '00번 채널로 바꿔달라'라고 말하면, AI가 음성을 분석해 IPTV 셋톱박스에 명령을 내린다.
KT 역시 내년 초 음성 인식 AI 서비스 '기가 지니'(가칭)를 출시하고 IPTV 간편 조작ㆍ생활정보 검색ㆍ음악 재생 등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내년 상반기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기반을 둔 AI 음성 인식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동통신사들이 앞다퉈 TV와 AI를 접목시키는 것은 미디어가 AI 확산 및 보급을 위한 '킬러 애플리케이션(앱)'이라는 판단때문이다. 현재 전국 IPTV 가입자는 1136만명(2015년말 기준)을 넘어섰다. AI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수치다. 이는 곧 이동통신사의 수익과도 직결된다.
시장성도 높다. IPTV가 활성화되면서 리모콘 기능이 종전과 달리 매우 복잡해졌다. 노인층이나 어린 아이들이 사용하기에 다소 어렵다. AI가 활성화되면 보다 쉽게 IPTV 콘텐츠를 검색, 신청할 수 있다.
문제는 비용. SK텔레콤 AI 누구는 Btv 일반 셋톱박스와는 연동이 되지 않는다. 초고화질(UHD) 셋톱박스에서만 작동한다. 기존 스마트 셋톱박스를 쓰던 사람들이 AI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AI 누구를 14만9000원에 구매한 후 월 3000원의 비용을 내야한다.
KT 기가지니 셋톱박스 가격 역시 판매가격이 30만원대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KT의 셋톱박스의 판매가격은 보급형 10만원대, 고급형 20만원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중이 미래기술인 AI를 이해하는 데 가장 좋은 도구는 미디어지만 비용 등이 AI 확산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IPTV 업체들이 이를 상쇄시킬 다양한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