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하남·롯데 은평몰 등 체험형 쇼핑공간 시대 개막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크리스마스 이브였던 지난 24 서울 영등포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에 '아름다운 산타'들이 등장했다. 산타 복장을 한 미녀 고적대와 루돌프 퍼레이드팀은 스노우 빌리지를 테마로 꾸며진 1층 아트리움과 쇼핑몰 곳곳을 누비며 방문객들에게 사탕과 풍선을 나눠주는 한편, 신나는 크리스마스 캐롤을 연주했다. 경기불황으로 연말을 잊고 지낸 쇼핑객들은 모처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흠씬 느꼈다.
2016년 국내 유통업계는 전환점을 맞은 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로 대표되는 쇼핑채널이 저물고 대형쇼핑몰의 시대가 막을 올린 것이다. 지난 9월 ‘세상에 없던 신세계’를 표방한 스타필드 하남이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롯데그룹은 이달 롯데몰 은평점을 열었다. 홈플러스도 파주에 운정점을 지었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송도 신도시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새롭게 선보였다. 올해 수도권에서 문을 연 대형 쇼핑몰만 4개다.
인구절벽으로 소비시장 규모가 한계에 직면한데다 이미 백화점 상권에 모두 출점을 마쳤고, 온라인 및 해외직구 증가, 패션상품의 아웃렛 시장으로 이동 증가, 10~20대 고객 SPA로 이동 등의 백화점 시장 위축의 배경으로 꼽힌다.
대형마트 상황은 더욱 녹록지않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의 매출은 3년 연속 줄고 있다. 2012년 -3.3%, 2013년 -5.0%, 2014년 -3.4%(산업통상자원부) 등이다 1~2인 가구 증가가 대형마트 시장의 가장 큰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싱글족의 경우 주변 편의점이나 수퍼마켓 등에서 필요한 물건을 자주 구매하는 식의 소비 패턴을 갖는 탓이다.
이 때문에 국내 유통공룡들은 앞다투어 쇼핑공간에 체험과 경험 시절을 더한 복합쇼핑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가 지난 9월 문을 연 스타필드 하남은 국내 교외형 복합쇼핑몰의 효시로 꼽힌다. 신세계백화점과 PK마켓 등 전통적인 쇼핑공간과 노브랜드, 트레이더스, 일렉트로마트 등 이마트 계열의 전문몰이 대거 입점했고, 여기에 극장과 찜질방, 수영장, 스포츠 시설 등 각종 체험형 공간이 들어섰다. 전국의 맛집을 모아놓은 고메스트리 등 쇼핑과 문화생활, 식사까지 원데이 원스톱 경험이 가능하다.
롯데가 지난 1일 서울 은평구에 오픈한 롯데몰 은평점은 영업면적의 약 26%를 ‘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로 꾸몄다. 또 약 20%를 ‘식음료’ 코너로 선보였다. 여기에는 다양한 키즈존도 포함됐는데 은평점 3층(4298㎡)과 4층(2314㎡)만 합쳐도 총 6600㎡(2000평) 규모에 달했다.
지난 23일 오픈한 홈플러스 파주운정점은 지하 3층, 지상 6층, 연면적은 축구장 9배 수준인 6만6084㎡ 수준으로 오픈했다. 주차공간은 900여 대로 파주시내 대형마트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또 롯데시네마와 홈플러스 문화센터 등 ‘즐길 수 있는’ 쇼핑거리를 선보였다.
앞서 현대백화점이 지난 4월 선보인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송도점의 경우 지하 3층부터 지상 3층까지 영업면적만 4만9500㎡로 당시 수도권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매장이다. 송도점 지하 1층에는 SPA 등 영패션 매장과 체험형 매장, 식품등 젊은 소비자를 위한 체험형 매장들이 들어섰다. 또 3층에는 어린이 놀이터와 회전목마, 키즈카페가 입점사면서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을 만들었단 평가를 받았다.
복합쇼핑몰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신세계가 스타필드 고양을 내년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업계 일각에선 최근 수년간 부진한 대형마트를 복합쇼핑몰로 탈바꿈하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에도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소비시장 포화 등으로 이유로 이미 복합쇼핑몰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면서 "우리나라도 조마간 복합쇼핑몰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