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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산업계 10대 뉴스]눈물과 몰락, 사과와 해체…大격랑의 한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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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산업계 10대 뉴스]눈물과 몰락, 사과와 해체…大격랑의 한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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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대내외 어려운 여건에서도 내실과 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로 시작한 2016년이었지만 한해를 마무리한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산업계의 2016년은 눈물과 몰락,해체의 키워드로 요약된다.

최근 수년간 이어온 주력산업의 부진은 조선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불러왔고 급기야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잇달아 좌초하면서 조선과 해운의 동반 몰락을 가져왔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반발한 노조와 정치파업까지 가세하면서 노사관계는 어느해보다 나빠졌다.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해온 철가업계는 보호무역주의 확산의 최대 피해자가 되면서 미국과 중국,유럽연합 등 주요국으로부터 반덤핑규제를 받았고 중국의 비관세장벽은 산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최순실게이트'는 결국 28년만에 9명의 총수들을 청문회 자리에 불러 앉히고 전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재계를 대표하는 총수들은 국회의원들에 호통과 면박을 받아야했고 재계 본산이라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경유착의 창구'라는 과거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운명의 기로에 섰다.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부진과 내수의 소비침체를극복하지 못한 현대기아차는 안방시장을 후발주자와 수입차에 내주면서 매출-영업익-점유율의 동반 하락을 겪어야 했다. 주력산업의 부진 속에서도 꾸준한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로 경쟁력을 확보한 정유와 화학기업들은 저유가와 저환율,저성장의 기조 속에서도 비정유부문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내며 '나홀로 호황'을 이어갔다.

또한 삼성은 '최순실게이트'와 갤럭시 노트 7발화 등의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이 책임경영에 나서면서 새로운 삼성의 시대를 열었고 시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8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미래 신수종사업의 새 길도 열었다.
아시아경제 산업부는 대격변기로 요약된 2016년 산업계 10대 뉴스를 정리해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청문회에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YTN방송화면 캡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청문회에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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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28년만의 총수청문회…최순실없는 이재용 청문회

지난 12월 6일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9명의 재벌 총수가 증인으로 출석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13시간 청문회에 참석했다. '5공 청문회'가 열렸던 1988년 12월 이후 28년 만에 재계의 총수(오너)들이 다시 한 번 대거 청문회 자리에 섰다.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 질의의 67%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중되면서 사실상 '이재용 청문회'였다. 이 부회장은 위원들의 거친 질의공세에 송구스럽다는 말을 되풀이 했고 급기야 전경련 탈퇴와 미래전략실 해체를 약속하기도 했다.

②조선의 눈물

해양플랜의 부실에서 출발한 조선업종의 위기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에 수 조원대의 부실을 안겨주었다. 채권단과 정부당국의 고강도 구조조정 요구에 조선사들은 임금동결과 분사,매각, 감원 등에 나섰다. 노조원을 비롯해 생산현장의 직원들이 대거 반발하면서 연대파업이 벌어지기도 했다. 감원의 후폭풍은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이 위치한 거제와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 지역경제를 초토화시켰다. 본사 직원의 감원은 협력업체와 비정규 일용직의 일감부족으로 이어뽠다. 조선사들의 사활을 건 수주전에 나서면서 수주절벽이 조금씩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전방위의 비용절감과 감원은 유가상승기에 부활 조짐을 보이는 조선산업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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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무책임과 무능력, 무대책…해운의 몰락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 무역1조달러의 나라, 세계경제 10위권의 나라. 삼면이 바다인 나라. 이런 나라에서 세계적인 양대 해운사가 무너질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세계의 바닷길을 누비며 한국기업과 글로벌 기업들의 수출입 화물을 싣고 다녔다. 저유가에 글로벌 경기침체로 화물이 줄어들면서 해운업황의 침체기를 겪고 이것이 재무구조의 악화를 가져오면서 위기는 시작됐다. 현대상선은 팔 수 있는 것은 다 파는 상황까지 가면서 결국 현대그룹을 떠나 산업은행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글로벌 해운동맹에서 과거와 같은 지위를 얻지 못했다. 한진해운은 한진그룹의 무책임과 정부당국의 금융중심 접근법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법정관리에 이어 파산의 위기에 놓였다. 대책이 있다던 정부당국의 말과 달리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은 화물대란과 수출대란을 야기시켰다.

④이재용 시대의 뉴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0월 27일 삼성전자 등기이사(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오너의 책임경영의 새 장을 열었다.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이 퇴진한 이후 8년6개월 만에 삼성 오너일가의 구성원으로서 등기이사직을 맡았다. 이 부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 입사 이후 25년 만에 사내이사로 등재됐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경영전략담당 상무,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ㆍ부사장ㆍ사장을 거쳐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04~2008년 삼성과 소니의 합작법인 S-LCD 등기이사로 등재된 바 있다.
그의 등기이사 선임은 장기 와병 중인 부친 이건희 회장의 공백을 메워온 이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이재용의 뉴삼성' 시대를 여는 계기로 평가된다.

⑤현대기아차의 위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 1월 4일 신년사에서 2016년 글로벌 판매 목표를 813만대로 제시하면서 최선의 노력을 주문했다. 전년목표였던 820만대보다 7만대 줄어든 수치이지만 판매실적 대비 12만대 많은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 둔화와 저유가, 신흥 시장의 불안, 완성차업계간 경쟁심화, 여기에 안방에서의 후발주자의 약진과 판매부진, 노조의 장기간 파업은 현대기아차에 역풍이 됐다. 올해 내수 점유율은 60%선이 붕괴됐고 연간 판매목표 달성도 어렵다. 현대차의 중국, 기아차의 멕시코공장 준공과 글로벌 럭셔리브랜드 제네시스의 국내외 출격 등의 호재도 빛이 바랬다. 현대기아차는 이에 따라 내년에는 신차 효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해 판매량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면서 현대기아차가 보유하고 있는 반전의 DNA를 가동시킨다는 계획이다.
5일 퇴진행동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 로비에서 '전경련 해체'와 '재벌총수 구속'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

5일 퇴진행동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 로비에서 '전경련 해체'와 '재벌총수 구속'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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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재계본산 전경련의 몰락

'최순실게이트'의 단초가 된 것은 재계가 박근혜정부의 문화융성과 스포츠 지원을 위해 자발적으로 기금을 내 설립했다는 미르·K스포츠재단이다. 두 재단에 53개 기업들이 800억원에 가까운 기금을 낸 것이 자발이 아니라 강요에 의한 것 또는 대가를 바라고 낸 이면거래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그 중심에 대기업과 정부의 메신저 역할을 한 전경련이 있었다. 별것 아닌 것 같던 의혹이 결국 '최순실게이트'의 발화점이 되면서 전경련은 재벌들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정경유착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해체요구를 받았다. 삼성, SK, LG 등의 총수는 청문회에서 공개적으로 탈퇴 의사를 밝혔고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잇따라 탈퇴했다. 헤리티지재단처럼 싱크탱크 등으로 조직을 탈바꿈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지만 전경련 운영자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요 그룹들의 탈퇴로 이 마저도 여의치 않는 상황이다.

⑦거세지는 보호장벽…시름깊은 산업계

미국과 중국,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이 갈수록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면서 한국 산업계가 최대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를 상대로 진행 중인 수입규제는 반덤핑관세 규제(조사 중인 건수 포함) 132건을 포함해 총 182건이다. 품목별로는 철강ㆍ금속이 88건으로 전체의 48.4%로 절반에 육박한다. 우리나라를 상대로 올해 새롭게 수입규제가 시작된 건수는 11월까지 총 39건이었다. 내년에도 세계경제 저성장 지속과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확산이 우려된다. 미국은 향후 공정무역의 필요성을 강조해 중국을 주요 타겟으로 하는 수입규제조치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인증과 같이 보이지 않는 비관세장벽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⑧하만인수에 원샷법 탄력…빨라지는 사업재편

2016년 한국 산업과 기업 해외인수합병의 새로운 역사는 삼성이 썼다. 삼성은 한화,롯데와는 방산과 유화 부문의 사업를 넘기면서 인수보다는 매각에 방점을 찍은 사업재편 행보를 보여왔지만 지난 11월은 이를 완전히 반전시켰다. 미국의 전장기업 하만을 한국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인 80억달러에 인수키로 하면서 삼성전자는 단숨에 글로벌 전장부품 공급업체로 도약했으며 자동차전장 사업이 미래 성장동력산업이라는 점을 대내외에 각인시켰다. 삼성이 엘리엇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주사 전환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점도 주목된다. 기업의 자발적 사업재편을 지원하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이른바 원샷법)도 시행 1년 만에 10건의 사업재편이 승인받으면서 기업들의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현대중공업의 분사를 비롯해 업종별로 한계사업 정리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⑨대기업집단 기준 10조원 상향…25개 기업 족쇄 풀려

상호출자ㆍ채무보증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을 지정하는 기준이 지난 9월 자산 5조원에서 10조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하림, 셀트리온, 금호석유화학 등 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된 기업들 뿐만 아니라 기존에 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됐던 영풍, KCC 등 25개 기업이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되면서 다양한 규제에서 벗어나게 됐다.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계열사 간 상호출자와 신규순환출자, 채무보증 등이 금지되고 소속 금융ㆍ보험사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공정거래법 외에도 하도급법, 자본시장법, 조세특례제한법, 법인세법 등 30여개 이상의 법령에서 규제를 받게 된다. 대기업 집단 지정으로 인해 기업 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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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강성노조의 시대…먹구름 드리워진 노사관계

불황기에는 노조가 무리한 파업을 자제했지만 불황과 함께 찾아온 대격변기에는 노조가 사업장 내 문제를 떠나 정치,사회이슈에도 행동으로 나선다. 현대중 노조가 12년만에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기입한 것은 내년 탄핵정국과 대선이 치러지는 산업현장의 노사관계가 강대강 대치로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는 철도노조, 화물연대, 현대차그룹 등 파업이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3분기에만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98만2000일에 달한다.

현대차는 올해 24차례 파업과 12차례 특근 거부로 14만2000대의 생산차질을 빚어 약 3조 이상의 손실을 냈다. 기아차도 22차례 파업으로 9만 대, 1조9000억원을 날렸다. 반면에 극심한 수주가뭄 속에서 현대미포조선 노사가 힘을 합쳐 선박 수주를 따냈다. 내년에면 노동운동의 한 획을 그은 87년 체제가 30년이 되는 해다. 노사 모두 현재의 생존과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고민과 대화를 통한 해법을 내놓지 않으면 노사관계는 전투적 노조에 사측의 강경대응으로 최악의 한해가 될 수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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