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는 일시적…중국 정유사 탈황설비 마치면 우리나라로 역공 시작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내년부터 국내 시장에 수입되는 중국산 석유 제품에 맞서야 할 국내 정유사들이 쾌재를 부르고 있다. 중국산 석유제품 수입이라는 악재의 이면에국산 석유제품 수출 확대라는 호재가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산 제품 수입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중국 경유 수출 3배 늘어…中정유사들 고품질 생산지연 탓 = 중국으로 경유 수출이 갑자기 늘어난 데는 이유가 있다. 중국은 골칫거리인 대기오염을 막기 위해 올해 1월1일부터 11개 대도시(베이징ㆍ텐진ㆍ허베이ㆍ랴오닝ㆍ 상하이ㆍ장수ㆍ저장ㆍ푸젠ㆍ산동ㆍ광동ㆍ하이난)에 환경 규제를 강화했다. 이곳에서 유통되는 휘발유와 경유의 최대 황 함유량 기준을 기존 50ppm에서 10ppm(1ppm은 1백만분의 1)으로 낮췄다. 황 함유량이 적을 수록 품질이 좋은 연료다.
그러나 중국의 대부분 공장들은 이 기준에 맞는 제품 생산 능력을 아직까지 갖추지 못했다. 지금도 고품질 제품을 만들기 위해 탈황(脫黃)시설을 추가로 짓는 중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유사들은 올해 생산된 저품질 경유를 인도네시아나 필리핀과 같은 환경규제가 약한 지역에 팔고, 대도시에서 사용했던 고품질 경유는 우리나라로부터 수입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내년부터 중국 전역에서 유통되는 휘발유와 경유 황 함유량 기준을 우리나라와 같은 10ppm으로 강화한다. 정유업계가 내년부터 국내로 중국산 기름이 수입될 수 있다며 우려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중국 정유시설이 고품질 기름을 생산하기 시작하면 운송료가 적게 드는 우리나라로 싼 가격에 밀어내기 해 타격을 입을 것이라 예상했다. 특히 경유는 중국내에서도 수요가 적어 재고가 쌓이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대중 휘발유 수출은 경유와 달리 오히려 줄었다. 올해 1~10월까지 중국으로 수출한 휘발유량은 94만7000배럴이다. 지난해에는 130만7000배럴이 중국으로 수출됐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국 길거리에 다니는 수많은 자동차들만 봐도 트럭을 제외하곤 휘발유를 연료로 하는 기종이 대다수"라며 "휘발유는 원래 황 함류량이 경유보다 적은데다, 중국 정유사들이 자체 수요가 많은 휘발유만 탈황 기준에 맞게 생산ㆍ유통해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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