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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해운사 한진해운 '역사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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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 '청산 불가피' 최종 보고서 법원에 제출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부동의 국내 1위, 한때 세계 7위 해운사였던 한진해운 이 4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13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한진해운의 청산가치는 '1조7900여억원', 유지가치는 '계속 영업을 할 수 있는지가 불확실해 가치 산정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내용의 최종 조사결과 보고서를 이날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에 제출했다.
조사위원은 "미주·아시아 노선 등 핵심 영업망을 양도함으로써 계속 영업할 기반 자체가 사라졌다"면서 "청산하는 경우가 계속 기업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것보다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의 청산 절차 개시가 불가피하게 됐다.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영업망은 대한해운으로, 인력은 대한해운 HMM 등 동종업계로 인수·승계돼 명목을 유지하게 됐지만 '한진'이라는 이름은 한국 해운사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1977년 5월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선사로 설립된 국적 선사 한진해운은 8년 장기 불황의 그늘에서 전임 회장의 경영실패와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로 내몰렸다가 채권단의 자금 지원이 끊기며 지난 8월말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한진해운은 대한민국 해운업의 모태이며, 터전이며 산역사나 다름없었다. 1978년 10월 중동항로를 개척했고, 1979년 3월 북미서안항로를 개설, 1983년 9월 북미서안항로 주간 정요일 서비스를 개시하며 한국 컨테이너 해운업계 '최초'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1988년 대한선주를 합병하면서 종합해운으로 변모했고, 1992년 국내 최초의 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한진오사카호를 띄우며 새역사를 만들었다. 1986년에 개장한 미국 시애틀 전용터미널에 이어 2001년 미국 롱비치터미널을 세우는 등 해외터미널을 개장하며 사세를 키워왔다.

그러다가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장기불황이 찾아오면서 위기가 드러난다.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세계 경기침체가 가속화됨에 따라 2009년 전세계 해상 물동량은 전년대비 4.5% 떨어졌다. 전례없는 낙폭이었다. 이후 전세계 해상 물동량과 운임은 긴 하락세를 그려왔고, 해운산업 전체가 생존 시험대에 올랐다.

결국 고 조수호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이 2014년 한진해운에서 손을 떼고 조양호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깊어진 불황에 계속되는 운임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장기용선 선박의 이자부담으로 부채는 불어갔다. 조 회장은 에쓰오일 보유지분 매각과 대한항공 유상증자 등을 통해 2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밑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누적 결손금이 2조5000억원에 이르자 결국 올 초 채권단 관리에 들어갔지만 정부의 자금 지원 중단 결정으로 9월초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유지 보다 청산 가치가 높다는 실사보고서가 나온 만큼 한진해운은 조만간 청산 절차 개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청산·유지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은 내년 2월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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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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