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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銀, '항아리형' 인력구조 개편…10년차도 희망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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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항아리형' 인력구조 개편 시작됐다①]근무연한 따라 무조건 임금 오르는 '호봉제' 부담…시중銀, 인력 효율화 '필수 과제'

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

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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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KB국민은행이 근속 10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임금피크제에 해당하지 않는 사무직원, 계장ㆍ대리, 과ㆍ차장, 부지점장ㆍ팀장, 지점장 등으로 36개월치 급여를 일시에 받을 수 있다. 10년 차 이상 직원은 국민은행 전체 은행원(9월 말 기준 2만540명)의 3분의 2인 1만3000여명에 이른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45세 이상으로 한정해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대상 인원 5500여명 중 1100여 명이 퇴직했다.

국민은행의 이번 희망퇴직은 대상자가 10년차 이상의 젊은 직원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은행권 인력구조 개편의 신호탄을 국민은행이 쏘아 올린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은행권은 중간관리층이 두터운 전형적인 '항아리형' 인력 구조로, 금융권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돼왔다.
우리은행은 최근 몇 년간 매년 3월 정기에 가까운 희망퇴직을 실시해 오고 있다. 내년에도 10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받을 예정이다. 신한은행 역시 내년 초 임금피크제 대상(만 55세 이상) 직원에 대해 희망퇴직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1000명에 가까운 직원을 내보낸 SC제일은행은 올해도 희망퇴직을 단행해 추가 구조 개선에 나선다. 씨티은행의 경우 2014년 총 직원의 15%(약 650명)에 가까운 직원을 내보냈는데, 당시 노사가 '향후 3년 간 추가 퇴직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협약한 기간이 내년이면 끝나 추가 퇴직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SC제일은행도 지난해 말 희망퇴직 등을 통해 1000여명의 관리자급 인원을 줄였다.

은행들이 잇따라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구조에 손을 대는 것은 '인력 효율화가 곧 생존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중은행의 인력 구조개선은 단순히 전체 직원 수를 줄이는 것보다 이 같은 '항아리형' 구조를 해소해 효율성을 높이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현재 금융권 대부분은 성과와 무관하게 근무 연한에 따라 무조건 임금이 인상되는 '호봉제'를 적용하고 있다. 책임자급 직원 비중에 비례해 비용이 늘어나는 고비용구조인 셈이다. 총수익 대비 임금 부담이 높아지면서 은행권 신규 채용은 '채용 절벽' 수준으로 둔화돼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은행 일반직원(총 임직원 중 임원ㆍ서무ㆍ별정직원 등 제외) 수는 총 10만7343명으로, 이 중 책임자(4급 이상) 비중이 약 54%(5만7945명)로 나타났다. 일반 행원(5급 이하)보다 중간 관리자급 직원이 더 많은 셈이다. 총 임직원 대비 임원 비중은 1999년 12월말 0.36%에서 올해 6월말 0.35%로 비슷한 수준이다. 중간관리자의 비중이 기형적으로 늘어나고 임원급과 신입 행원은 그대로인 전형적인 '항아리형' 구조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정년과 호봉제에 따른 '항아리형' 인력 구조는 모든 은행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라며 "앞으로 은행 경쟁력의 핵심 사안인데 국민은행이 먼저 치고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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