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지난해 말 부터 2차례 총선을 치르고도 정부가 구성되지 못해 약 10개월간 '무정부' 상태에 놓였다. 그럼에도 경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 국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선방했다. 사회가 안정되기 위해선 정부가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진 셈이다.
올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역시 3.2%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유로존 올해 평균(1.7%) 전망치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유로존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이 올해 1.9%, 두 번째 경제대국인 프랑스가 1.4% 성장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선방이다.
이달 초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취임하면서 10개월간 이어진 스페인의 무정부 상태는 끝났다. 하지만 무정부 상태 10개월 간 경제는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오히려 유가하락과 낮은 금리 등으로 인해 서민경제가 더 나아졌다고 유럽 영자신문인 더로컬이 보도했다. 폭스바겐 포드 등 해외 자동차 업체들은 무정부 상태 스페인에 공장을 세웠다.
뉴욕타임스(NYT)는 정부에 대한 스페인 국민들의 실망감이 크며, 일부 국민들은 무정부 상태를 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59세의 교사인 펠릭스 패스터 씨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없으면 도둑도 없다"며 "정치인들이 할 일이 없어지면 해를 끼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무정부 상태의 호황이 신기루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세 라몬 핀 IESE경영대학원 교수는 "국가가 정부 없이 운영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오래 지속되면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올해는 괜찮지만 내년에는 스페인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BVA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2.3%로 예측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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