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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3이 나선다. 수능 끝, 하야 시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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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끝나자 마자 고3학생들 촛불집회 본격화...17일 오후 7시부터 고3 학생들 100여명 참가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수능날 고3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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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기하영 기자, 금보령 기자]"이제 고3이 나선다. 수능 끝 하야 시작."

17일 오후 끝난 대입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이 드디어 촛불을 들기 시작했다. 이날 시험을 본 고3 학생의 숫자는 어림잡아 45만여명이나 된다. 이들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학생들과 1~2살 차이나는 동년배로, 이른바 '세월호 세대'로 불린다. 300여명의 친구들이 국가가 손도 쓰지 못하는 사이 희생되는 것을 지켜봤다. 이들은 사회 전반에 대한 불신, 타인과의 협력 필요성, 사회를 바꾸려는 실천 의지가 강한 특성을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런 탓인지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되면서 예년과 달리 청소년 스스로 집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 종각역 보신각 앞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 고3 집회'도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이라는 청소년단체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행사였다.

참석한 고3 학생들은 주최측이 마련한 자유발언대에 올라 장시간 수능 시험을 본 피로와 다소 쌀쌀한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사자후를 토해냈다. 주로 "청소년도 국민"이라며 사상 최악의 국정 농단으로 민주주의 국가의 근본적 토대가 흔들린 사건인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분노를 표시하면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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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원(예일여고 3학년) 양은 "그동안 너는 학생이니 앉아서 공부해라, 넌 아직 정치색을 가질 때가 아니라는 청소년 혐오 발언에 시달렸다"며 "일절의 노력 없이 명문대를 들여보내준 사회에서 가만히 앉아 공부만 하고 싶지 않았다"고 참석 이유를 설명했다. 남양은 특히 "박근혜와 그 측근들은 4년 동안 잇속 위해 국민들을 속여왔다"며 "언제라도 국민이 원한다면 통치자는 권력을 내려놓고 물러나야 한다. 박근혜는 하야하라"고 촉구했다.

경기도 양주에서 왔다는 김가린양도 자유발언 "교육 과정에 분명 민주주의가 실려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민주주의 실려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내가 배운 민주주의는 어디에도 없다"며 "공부해봤자 성적 100점 맞아봤자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실현되지 않는 한 공부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가혹하다는 입시 제도에 시달린 학생들 답게 정유라씨 특혜 입학에 대한 분노를 표시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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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지(광남고 1학년) 양은 "어른들이 저희에게 항상 하는 말을 듣고 내가 공부 열심히 하면 잘 살고 성공할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정유라는 열심히 공부하고 출석해서 대학 갔습니까. 요즘 제 친구들이 하는 말은 정유라 최순실 박근혜처럼 살고 싶다고 한다. 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한탄했다. 장양은 그러면서 "어른들께 부탁한다. 우리 보고 어린데 기특하다는 말 하지 말아달라. 어떤 걸 깨우치는 데 어울리는 나이는 없다"고 호소해 박수를 받았다. 진상민 군도 "누구는 140일 학교 빠지고도 잘 가는데 우리는 명문대 가려고 결석 하나에도 좌절하고 힘들어한다"며 "이게 공정한 사회인가. 노력한 만큼 이룰 수 있는 나라를 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의문과 박 대통령ㆍ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도 나왔다. 최지수(평택여고 1학년)양은 "정치를 잘 몰랐고, 차라리 돈 많으면 이민을 갈까 생각하던 차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며 "2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은 세월호 끝난 게 아니냐고 하는데. 뭐가 달라졌나"라고 말했다. 최양은 이어 "죽은 민주주의 되살리는 첫걸음이 박대통령 하야"라며 "국민들이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라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적인 것만 지켜달라는 거다. 박 대통령은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오직 대한민국에 민주주의 살아 있음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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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령(가락고 1학년)양도 "세월호 7시간 의혹은 꼭 밝혀져야 한다"며 "의료시술 받았든 잠을 잤든 밀린 드라마 재방송 봤든 박근혜와 청와대가 국민 앞에 나와서 꼭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우한(양정고) 군은 "세월호 사태 일어났을 때 누나·형들이 바닷속에서 생존 외치며 죽어갈 때 무려 7시간동안 박 대통령은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라며 "더이상 아무도 당신을 믿지 않는다. 대통령으로 보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용서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국민 뜻을 받들어 하야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7시40분쯤부터 행진을 시작해 청계천을 거쳐 청계광장으로 행진했다. 약 100명 안팎의 고3 학생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박근혜는 하야하라'. '세월호 진상규명', '청소년이 주인이다'를 씌어진 피켓을 들고 행진해 청계광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중총궐기투쟁본부 주최 평일 촛불집회에 합류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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