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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을 읽다]'빠름'에서 '느림'으로…남극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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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1만2750㎞ 떨어진 '장보고 과학기지' 현장 취재 나서다

▲남극은 평균 해발고도가 2000m를 넘는다.[사진제공=극지연구소]

▲남극은 평균 해발고도가 2000m를 넘는다.[사진제공=극지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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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아시아경제는 5일부터 오는 18일까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를 거쳐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를 현장 취재한다. 지난해 아라온 호에 탑승해 현장 취재한 [북극을 읽다]에 이어 [남극을 읽다]를 연재한다. 장보고 과학기지 연구원들의 활동과 남극의 변화무쌍한 현장을 실시간으로 전한다. 남극은 인류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많다. 전 세계적으로 연구기지가 들어서 남극에 대한 연구가 무르익고 있다. 기후변화 이슈가 불거지는 가운데 남극을 통해 아주 오래 전 지구역사를 유추해 볼 수 있다. [남극을 읽다]를 통해 남극의 현재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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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빠르게 흘러갑니다. 모든 것이 어떤 때는 쏜살같습니다. 남극의 시계는 조금 다릅니다. 지나가는 물리적 시간은 같은데 가끔씩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남극에서 '땀을 흘리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영하 30도에서 땀이 급속히 식어 저체온 증을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천천히, 느리게 걸어야 하는 곳이 남극입니다.

흰색과 파란색만이 공존하는 곳, 남극입니다. 눈을 지평선으로 향하면 모든 것이 하얗습니다. 눈 들어 하늘을 보면 파란색만이 가득합니다. 순간 최대 풍속 초속 59m. 평균 기온 영하 15도. 최저기온 영하 35도. 남극을 말해주는 수치들입니다.
남극은 북극과 여러 면에서 닮았는데 또 서로 다릅니다. 둘 다 극지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둘 다 기후변화의 핵심을 담고 있다는 부분에서도 일치합니다. 북극에는 '북극곰'이, 남극에는 '펭귄'이 대표적 상징 동물입니다.

반면 북극은 땅이 없습니다. 북극을 '북극해'로 부르기도 합니다. 남극은 대륙입니다. 땅이 있습니다. 전체 면적의 98%가 두꺼운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습니다. 남극 대륙의 면적은 약 1400만㎢에 이릅니다. 아시아,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큰 대륙입니다. 한반도의 약 60배에 달합니다.
▲남극의 활화산인 멜버른 화산.[사진제공=극지연구소]

▲남극의 활화산인 멜버른 화산.[사진제공=극지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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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남극 대륙은 평균 고도가 약 2300m 정도 됩니다. 가장 높은 곳은 빈슨 산괴(Vinson Massif)입니다. 높이가 약 5000m입니다. 남극은 동남극과 서남극으로 나눕니다. 동남극의 빙상이 서남극보다 더 두꺼운데 그 두께가 무려 3㎞ 이상 되는 곳도 있습니다.

하호경 인하대학교 해양과학과 교수는 '극지과학자가 들려주는 기후변화 이야기'라는 책에서 "남극이 북극보다 추운 배경에는 2~3㎞의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여 있는 것과 고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남극의 평균 높이가 2300m여서 남극의 어디에 서 있더라도 2000m 이상의 산에 서 있는 것과 같습니다. 해발고도가 높아지면 기온이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남위 74도37분에 위치한 우리나라 남극 장보고기지는 서울에서 1만2750㎞ 떨어져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부터 약 3200㎞ 정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11월까지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이탈리아 수송기(전세기)를 통해 남극 장보고기지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12월 이후부터는 착륙하는 곳이 녹아내려 쇄빙선인 '아라온 호'로 접근이 가능합니다.

장보고기지는 2014년 2월 완공됐습니다. 1988년 만들어진 남극 세종기지(남위 62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우리나라 두 번째 남극기지입니다. 세종기지는 남극 최북단 킹조지 섬에 위치하고 있어 극지연구 활동 범위에 제한이 많았습니다. 국제 공동연구 등 극지연구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했습니다.

장보고 과학기지는 이제 3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연구 성과물도 속속 나왔습니다. 2015년 12월 하계연구대가 '태양계 행성의 발달 과정' 연구를 위한 남극대륙 탐사 중 장보고기지로부터 300㎞ 떨어진 엘리펀트 모레인(Elephant Morain) 지역에서 무게 36㎏의 대형 운석을 비롯한 83개의 운석을 발견했습니다.

2016년 1월에는 에레부스(Erebus), 디셉션(Deception)과 함께 남극 3대 활화산으로 꼽히는 멜버른(Melbourne) 화산에서 25년 만에 가스가 분출되는 것을 처음 관측했습니다. 3년 차에 접어든 장보고기지의 연구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장보고와 세종 과학기지에는 단기 연구팀과 1년 장기 체류하는 월동대원으로 나눕니다. 월동대원들은 지난달 18일 인천 송도에 있는 극지연구소(소장 윤호일)에서 제30차 세종과학기지 월동 연구대(대장 김성중), 제4차 장보고과학기지 월동 연구대(대장 임정한)의 합동 발대식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파견으로 우리나라는 1988년 2월 제1차 세종과학기지 월동 연구대 파견 이후 28년 동안 누적 월동연구대원 539명을 배출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남극에 2개 이상의 상주 기지를 갖춘 세계 10번째 국가입니다. 세종 과학기지는 기후변화, 해양과 극지 유용 생물자원 등 해양 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장보고 과학기지는 천문, 우주, 빙하학 등 대륙 연구를 하나하나씩 쌓아가고 있습니다.
▲남극의 대표적 동물 '황제펭귄'.[사진제공=극지연구소]

▲남극의 대표적 동물 '황제펭귄'.[사진제공=극지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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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수송기로 약 7시간 비행한 뒤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에 도착한다.[사진제공=구글어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수송기로 약 7시간 비행한 뒤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에 도착한다.[사진제공=구글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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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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