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현금 없는 사회가 올 까? 며칠 전 택시기사와의 대화에서 오간 말이 기억에 남는다. "요즘 3000원 짜리도 다 카드로 결제해서 참 어려워요. 그런데 택시강도는 이제 없어진 것 같아요." 훔칠 돈이 없는데 강도가 있을 리 없다.
다양한 측면에서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할 시점이 가속화하고 있다. 먼저, 온라인 쇼핑이다. 2010년에는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8.2%였으나, 올해 3분기에는 17.3%에 이른다. 현금을 사용하려야 할 수 없는 환경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핀테크 기술의 확산이다. 블록체인 기술과 금융거래 전산화는 현금 없는 사회로 도약하는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에 기반을 뒀을 때 모든 거래가 투명하게 되고, 보안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현금이 없을 때 더 효율적이 될 수 있다. 셋째, 화폐 생산 비용이다. 10원짜리 동전 하나 만드는 데 20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제조원가 외에도 지하경제 및 조세회피 등 다양한 사회적 비용을 수반하고 있어 화폐 의존도를 낮아질 전망이다.
정책 의지도 강하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전격 편입시키기로 결정했다. 더욱이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뿐만 아니라 제조, 유통, 공공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 적용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블록체인 혁명이 예고되는 시점이다. 한국은행도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coinless society)'의 도입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거스름돈을 카드에 충전하거나 계좌에 입금해 주는 소액 결제망을 구축할 것이다.
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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