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인터뷰서 냉각기인 '양안 관계' 언급에 대부분 시간 할애
"中 경제 의존도 낮추는 대신 美 관계 더 공고히"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관련 "대만과 중국의 주장 같지만 협상은 따로"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제 조건 없는 양자 간 회담을 제의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다.
차이 총통은 WSJ를 통해 "중국은 대만을 굴복시킬 수 없을 것"이라며 강한 어조로 맞대응했다. 취임 때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중국'이나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 용어 사용은 거부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에 대해 오해하거나 오판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국민들의 가치관에 반하는 결정을 내릴 행정부는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으로부터 대만의 독립을 원하는 세력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차이 총통 취임 후 양안 간 공식 대화 창구가 사라지고 사실상 단절 상태에 놓인 양안 관계 개선을 위해 시 주석에 소통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대만은 중국과 쌍방향 소통이 개선되길 바란다"며 "이를 통해 양안이 당면한 문제를 양자가 수용 가능한 해법으로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마회(시진핑·마잉주 회담)'에 이어 '시차회(시진핑·차이잉원 회담)'가 성사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지난해 11월 시 주석은 마잉주 당시 대만 총통과 66년 만에 양안 정상회담을 가지며 관계 회복 분위기를 이끌었으나 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 주석인 차이 총통 집권 이후에는 '하나의 중국'을 인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압박 작전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미국과의 관계는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차이 총통은 "내달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나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둘 중 누가 선거에서 이기든 대만과 미국의 관계는 더욱 견고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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