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영상과 공간을 잇는 '로케이션 매니저'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영화ㆍ드라마ㆍCF 촬영장소 찾아 전국 누비는 김태영 로케이션플러스 대표

타짜ㆍ아저씨ㆍ내부자들 등 영상물 참여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루트도 기획


김태영 로케이션플러스 대표

김태영 로케이션플러스 대표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우리를 둘러싼 모든 공간은 보이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어요. 역사와 지형의 의미뿐 아니라 가족들과 거니는 일상의 놀이터이자 섬세한 연출을 통해 미디어 속 이야기의 배경으로 재탄생하기도 합니다."
영화와 TV드라마, CF 촬영장소의 섭외를 담당하는 로케이션 전문기업 ㈜로케이션플러스 김태영 대표(44)가 품고 있는 '장소'에 대한 철학이다. 로케이션 매니저로서 방송ㆍ미디어계를 주 무대로 14년째 활약하고 있는 그는 영화 '타짜' '아저씨' '내부자들' 를 비롯해 총 3000여편의 영상물 제작에 참여하면서 업계 베테랑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난해 4월 공간정보 공유 플랫폼 '로케이션 마켓(LOMA)'을 설립한 데 이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성화봉송루트기획 자문위원로 활동하는 등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 대표는 22일 서울 성수동 사무실에서 가진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영화 시나리오나 드라마 대본, CF 콘티 등 텍스트로 된 내용을 영상 이미지로 연출할 때 그 배경으로 적합한 촬영 장소를 찾아 섭외하고, 현장 진행과 마무리를 돕는 게 우리의 일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강원도 동해시에서 2남3녀의 막내로 태어난 그는 수원과학대학 기계공학과 졸업 후 스물다섯 살에 신구대학 사진과에 다시 진학해 인생의 항로를 바꿨다. 그때부터 여행과 사진촬영에 몰두한 그는 취미와 적성을 살려 2002년 4월 대학 동기 2명과 함께 회사의 전신인 '서울필름코디네이션'을 설립했다. 방송국 섭외부장은 알아도 '로케이션 매니저'라는 직함조차 생소하던 그 시절, 그는 방대한 사진 데이터베이스(DB)와 최적의 장소를 찾아내는 전문성으로 CF 업계에서 승승장구했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 바닷가를 보고 자라면서 나무와 흙, 햇살, 바람 등 자연의 모든 것을 관찰하고 느낀 게 공간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을 키워준 것 같다"면서 "촬영 현장에서는 빛 한 줄기의 방향과 세기조차 카메라 프레임 안 이미지의 완성도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하게 작용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정 장면에 딱 어울리는 그곳, 흔히 '그림이 된다'고 표현되는 그런 장소와 공간을 찾기 위해 그는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전국을 누볐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거점 도시는 물론, 풍광이 좋은 산자락과 골짜기, 한적한 시골 동네의 골목 언저리 등 사실상 사람의 발길이 닿는 모든 공간을 찾아다니며 세밀하게 살폈다. 그러다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장소를 발견하면 되도록 오래 머무르면서 여러 각도로 사진을 찍고, 구도와 일조량 등 자세한 정보와 촬영 당시 느낀 감상을 낱낱이 기록했다.

영화 시나리오의 경우엔 새로 장소를 물색하는 비율이 70%나 돼 조사기간만 3개월 가까이 된다. 카메라 CANON 5D MARK2 , SONY A5000과 투싼, 무쏘, 닷지 니트로(Dodge Nitro) 등 3대의 차량이 유일한 길동무였지만 셔터를 누르는 그 순간에 모든 고단함이 사라졌다고 한다.

그는 이 같은 과정에서 얻은 결과물을 묶어 2008년 '사진발 좋은 여행지 101'을, 지난해엔 '그곳' 등 두 권의 책을 냈다. 그는 "일 때문에 전국을 다니느라 주행거리를 합하면 총 80만㎞에 이른다"면서 "공간에 담긴 의미를 찾아내 그것을 사진과 영상, 글과 잘 버무리는 작업은 내가 가진 유일한 기술이자 자긍심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요즘 '로케이션 마켓' 활성화와 카카오와 협업해 준비 중인 콘텐츠 사업, 2018평창동계올림픽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마켓은 14년간 축적한 전국의 공간 DB를 토대로 방송 촬영 외에 모임, 웨딩, 데이트 등 이색 공간이 필요한 모든 분야로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만든 포털이다. 그는 "장소는 그 자체로 말을 걸어오는 힘이 있는 것 같다"면서 "다가오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한반도의 대표적 장소를 잇는 스토리를 기획함으로써 한국의 정체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뒷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