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신협 상무 농구단 이대성(26)은 지난해 4월 27일 입대하면서 선배 함지훈(32·울산 모비스 피버스)으로부터 "좋은 추억 많이 만들라"는 말을 들었다.
처음에는 가볍게 여겼지만 1년이 지나니 그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이대성은 입대 전까지 '미완의 대기'였다. 상무에서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그는 21~2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한 2016 프로아마최강전에서 네 경기 평균 15점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해 상무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덩크슛도 눈길을 끈다. 이대성은 2014년 2월 16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덩크슛을 하다 잘못 착지해 발목을 다쳤다. 이후 덩크를 안했지만 22일 전주 KCC 이지스와의 프로아마최강전 경기에서 두 번 완벽한 덩크슛을 성공했다. 이대성은 "상무에서는 자기 기술을 훈련해 볼 시간이 많다. 이제 덩크슛을 할 수 있다. 다른 훈련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팀플레이도 배웠다. 군 입대 전 모비스에서 무리한 플레이를 유재학 감독(53·울산 모비스 피버스)에게 자주 지적당했다. 뭔가 보여주려는 욕심이 많았다.
상무는 농구인들 사이에서 '발전소'다. '준척이 상무에 가면 월척이 되어 나온다'는 말도 있다. 프로선수들 중 상무를 입대, 전역하고 돌아와서 기술과 경기력이 향상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함지훈이 대표적이다. 함지훈은 2010년 4월 19일~2012년 2월 3일 상무에서 뛰었다. 상대의 견제와 압박을 이기고 던지는 슈팅능력이 좋아졌다. 2011~2012시즌 중간에 제대해 울산 모비스 피버스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모비스가 막바지 4연승한 힘은 함지훈이었다. 이런 경험 때문에 함지훈은 이대성에 조언한 것 같다.
상무에 가면 정신력도 강해진다. 이훈재 상무 감독은 새로운 선수가 입대할 때 그의 소속팀 감독으로부터 "사람 좀 만들어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 감독은 "프로 선수들 정도면 기술은 봐줄 것이 없다. 정신력에 대한 지적이나 조언을 많이 한다. 군인들이다보니 모두들 훈련을 열심히 한다"고 했다.
상무 선수들은 새 시즌 변수다. 이대성, 최부경(27), 김시래(27)는 내년 1월 26일 전역해 각자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이대성은 모비스, 최부경은 서울 SK 나이츠, 김시래는 창원 LG세이커스 유니폼을 다시 입는다. 1월은 순위다툼이 가장 치열할 때. 이들의 활약에 따라 결과는 바뀔 수 있다.
감독들은 기대한다. 유재학 감독은 "이대성이 많이 좋아졌더라"면서 "아직 공 소유시간이 길고 드리블도 너무 잦다. 심플하게 하라는 말을 해줬다"고 했다. 김진 LG 감독(55)은 "김시래가 상무에서 조율을 잘하고 있다. 부상은 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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