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올해 가을 결혼을 앞둔 안지희 씨는 스몰웨딩을 계획하기 위해 백화점에 들렀다. 스몰웨딩 관련 정보는 극히 드물어 준비하는데 애를 먹다 백화점에서 스몰웨딩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한 것이다. 팝업스토어에서는 10만원대 웨딩드레스가 소개됐고 관련 컨설팅도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백화점에서 행사를 진행한 덕분에 가전, 가구 등도 동시에 살펴 볼 수 있어 견적내기 수월했다.
백화점업계가 스몰웨딩족 덕분에 미소를 지었다. 스몰웨딩족을 겨냥한 웨딩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한 결과 목표를 훌쩍 넘는 판매율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연관 구매율도 크게 증가한 이유에서다. 결혼 전반을 스스로 준비하는 게 부담이었던 스몰웨딩족에게 백화점업계가 마련한 이같은 행사는 '가뭄 속의 단비'가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에서는 웨딩페어(8월12~21일)를 진행했던 기간동안 혼수 상품군에 속하는 가전과 가구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55.6%, 62.5% 증가했다. 특히 해당기간에는 '스몰웨딩 팝업스토어'(8월19~25일) 행사도 동시에 진행돼 효과가 배가됐다. 결혼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몰려든 스몰웨딩족이 다른 혼수 상품도 구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대환 롯데백화점 문화마케팅팀장은 "웨딩페어 기간동안 스몰웨딩 고객 대상으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면서 혼수 상품군 매출이 증가하는 데 기여했다"라고 말했다.
김예지 롯데백화점 남성패션무문 바이어는 "최근 결혼식을 직접 준비하는 고객이 늘면서 스몰웨딩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며 "고객이 직접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한 자리에서 상담 받을 수 있는 행사를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올해 최초로 스몰웨딩 박람회를 4, 6월 두 차례 진행한 결과 기간동안 목표대비 30%를 웃도는 매출을 기록했다. 재방문율도 높았다. 방문객의 70%는 20~30대 고객들로, 이들 중 30~40%는 가족과 함께 다시 백화점을 찾았다. 스몰웨딩에 대한 수요가 점차 높아지자 현대백화점은 8~9월 중에 세 번째 박람회를 한 차례 더 진행할 계획이다. 더불어 팝업스토어를 통해 선보인 브랜드를 정식으로 입점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