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은 커녕 텅 빈 테이블도 수두룩, 웰빙과 합리적 소비 열풍에 쇠락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붉은색과 흰색 줄무늬가 화려한 매장. 윤기 흐르는 스테이크와 각종 파스타 및 푸짐한 샐러드. 커다란 식당에 울려퍼지는 경쾌한 음악과 손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주문받는 종업원의 모습은 생경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패밀리레스토랑은 매장마다 길게 줄을 세우며 대기 없이는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불금(불타는 금요일)'에 외식을 즐기는 가족과 데이트에 나선 연인들에게 패밀리 레스토랑은 2000년대까지 필수 코스였다.
2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국내 1세대 패밀리레스토랑을 대표했던 베니건스는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다. 2013년 전국에 21개 매장에 달하던 베니건스는 이듬해 초반 점포수가 18개로 줄어든 뒤 올해 2월 마지막까지 남았던 서울역점과 강남점을 각각 폐점했다. 마르쉐와 씨즐러 등은 지난 2013년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고, 칠리스와 데니스 등 패밀리 레스토랑도 문을 닫았다.
아웃백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하면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점포수가 대거 줄었다. 아웃백코리아는 한때 100여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했지만 성장세가 꺾이며 70여곳으로 매장 수가 줄었다. 올해 초에도 원주점과 강남점, 이마트죽전점, 대구시점, 미아점 천안신부점 등이 문을 닫았다.
패밀리레스토랑의 경우 비슷한 인테리어와 분위기로 차별점이 없는데다, 다이어트와 웰빙이 유행하면서 고칼로리 메뉴가 대부분인 패밀리 레스토랑을 기피한데 따른 것이다. 급변하는 소비자들의 외식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점도 가장 큰 패밀리 레스토랑의 몰락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토종 패미리 레스토랑은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랜드의 ‘애슐리’는 2014년 152개였던 매장이 다소 줄긴 했지만 여전히 활발하게 운영중이다. CJ푸드빌의 ‘빕스’는 지난해 매장을 늘렸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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