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납부자와 지역 소상공인 엮는 광고 플랫폼
광고 보면 아파트 관리비 차감
아파트 93개 단지, 4만2000가구와 업무협약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모비틀은 스마트폰으로 광고를 보면 아파트 관리비를 차감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 '줌마슬라이드'를 운영하는 회사다. 앱을 실행한 뒤 '광고보기'를 하거나, 쇼핑몰 '줌마마켓'에서 물건을 사면 관리비가 차감된다. 광고주는 아파트 인근 상인이다. 평소 자주 이용하는 집 근처 가게를 그대로 이용하면서 관리비를 차감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베테랑 '영업맨' 출신인 이걸우 모비틀 대표는 줌마슬라이드로 관리비 납부자와 지역 소상공인, 나아가 금융회사들까지 한 데 엮는 광고 플랫폼을 꿈꾸고 있다.
처음 만든 작품은 광고를 보고 현금화할 수 있는 포인트를 받는 '센더'라는 앱이였다. 2개월 만에 20만명이 가입할 정도로 빠르게 몸집을 불리는가 했지만 게임 머니를 받으려는 초ㆍ중ㆍ고등학생이 대부분이어서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한국의 수많은 아파트를 보며 실마리를 찾았다. 아파트 거주자라면 누구나 내는 관리비에 주목한 것이다.
경기도 하남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처음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관리비를 차감하기 위해서는 아파트관리사무소와 합의를 해야했다. 이 대표는 10년 넘게 쌓아온 영업맨의 장기를 발휘해 의심을 갖고 경계하는 아파트관리사무소를 설득했다.
그렇게 일단 서비스를 시작하자 반응은 상당했다. 한 달에 아파트 관리비를 4만~5만원 아낄 수 있다는 효과가 나타나자 금세 입소문을 탔다. 나중에는 주민들이 나서서 줌마슬라이드를 도입하자고 아파트관리사무소에 건의를 하는 일도 있을 정도였다.
모비틀은 지난 1년 간 하남시 외에도 수원시, 서울 강동구 등에서 줌마슬라이드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 아파트 93개 단지, 4만2000가구와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30~40대 주부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줌마슬라이드 포인트 차감으로 월 5만~9만원까지 관리비를 아낀 사례도 등장했다.
올해에는 금융사와 직접적인 제휴도 맺었다. KB국민카드와 아파트관리비 자동이체 등록 모집 계약을 체결했으며, 신한카드와 손잡고 '줌마슬라이드 제휴 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줌마슬라이드 가맹점에서 제휴카드를 사용하면 관리비에서 차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적립된다.
이 대표는 줌마슬라이드가 다양한 O2O(온ㆍ오프라인 연계) 사업을 엮는 거대한 플랫폼으로 키워낼 계획이다.
이 대표는 "청소 대행, 택배, 세탁, 나아가 금융까지, 지역 내의 거의 모든 서비스를 연결하는 통로가 될 것"이라며 "여기서 발생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이용해 더욱 거대한 광고 플랫폼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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